"필립 람이 옳았다" 클린스만으로는 韓 축구 미래없다…'경질'이 답이다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아래에서 선수 생활을 한 필립 람이 결국 옳았다.
그는 자서전에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를 신랄하게 지적했다. '클린스만 밑에서 체력 훈련만 했다. 전술적인 지시는 거의 없었다.'
분위기도 미묘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난해 초 대한민국의 A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되자 그의 축구를 누구보다 더 잘아는 독일과 미국에서 먼저 우려가 제기됐다.
독일 축구의 전설인 그는 독일과 미국대표팀을 지휘했다. 바이에른 뮌헨 사령탑으로는 한 시즌도 채우지 못했다. 헤르타 베를린과는 2개월 만에 결별했다.
그래도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9일 경기도 파주NFC에서 열린 취임기자회견에서 "람의 얘기는 지극히 평범한 코멘트다. 25명의 그룹을 지도하면 모두가 다르다. 공격수는 슈팅 훈련, 미드필더는 패스 훈련, 필립 람처럼 수비수는 전술적인 훈련을 더 원하지 않을까 싶다"고 받아쳤다.
그리고 말이 아닌 결과로 이야기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감독이라는 자리는 내용과 결과로 평가받는다. 안 좋은 결과가 나오면 그 자리를 지키기 힘들다. 나 또한 결과로 평가받을 것이다. 옳은 방식을 통해 부정적인 여론을 잠재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논란의 연속이었다. "대표팀 감독으로 대한민국에서 상주하는 것은 당연하다. 난 운이 좋았던 것이 여러 나라에서 생활한 점이다. 이번에도 운이 좋게 한국에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살면서 한국의 문화를 경험할 예정이다."
'국내 상주'의 첫 번째 약속부터 지켜지지 않았다. 어느새 자택이 있는 미국에서의 '재택 근무'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한국 축구를 뼛속 깊이 알아야 하지만 '해외파'로 충분하다고 판단한 듯 보였다.
'레전드 놀이'는 더 경악스러웠다. 웨일스와의 A매치 후에는 아들의 부탁으로 아론 램지(카디프시티)에게 유니폼을 요청한 것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랑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9월, 3무2패 뒤 6경기 만에 '지각 첫 승'을 신고했다. 하지만 시선은 싸늘했다. 팬들은 웬만해선 A대표팀 감독을 향해 등을 돌리지 않는다. 그러나 팬들의 대답은 '야유'였다. 10월 A매치에선 클린스만 감독의 이름이 호명되자 "우~"라는 볼멘 목소리가 진동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변화지 않은 '공약'은 단 하나였다. 결과로 평가받겠다는 것이었다. 카타르아시안컵이 시험대였다.
그러나 갈짓자 행보였다. 한국 축구 역사상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가 무색했다. 조별리그에서 1승2무로 체면을 구겼다. 국제축구연맹 랭킹 130위인 말레이시아(대한민국 23위)와 3대3으로 비긴 것은 충격이었다.
그리고 120분 연장 혈투를 치른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 호주와의 8강에 이은 3경기 연속 기적은 없었다. '좀비 축구'의 수명이 다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해줘 축구'로는 결승 진출이 불가능했다.
대한민국이 87위 요르단에 무너졌다. 클린스만호는 7일(한국시각)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 0대2로 완패했다.
요르단을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미 경험했다. 요르단의 간판이자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활약 중인 무사 알타마리와 '주포' 야잔 알나이마트를 봉쇄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조현우의 신들린 선방으로 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것에 고무된 것일까. 그는 변화를 거부했고, 결국 알나이마트와 알타마리에게 연속골을 허용했다.
축구는 11명이 톱니바퀴처럼 움직여야 한다.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빈자리는 컸고,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생제르맹)도 4강전에선 힘을 내지 못했다.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도 물거품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후 '대회 후 결과로 이야기해달라고 했다. 책임질 의사가 있나'라는 질문에 "물론이다. 감독은 언제나 모든 것에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도 다른 이야기를 했다. "원했던 목표에 이르지 못하면 책임지고 분석을 해야 한다. 많은 분석을 해야 한다. 많은 드라마를 썼다. 사우디전과 호주전에서 피말리는 경기를 했다. 오늘의 패배는 받아들여야 한다. 요르단이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얼마나 어려운 조에 속했는지 볼 수 있었다. 모든 경기를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사퇴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당당했다. "아직 어떠한 계획이 없다. 팀과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할 것이다. 협회에 들어가서 이번 대회 때 잘됐던 점과 좋았던 점들,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 북중미월드컵이 열린다. 어려운 예선을 치러야 한다. 잘 분석해서 앞으로의 경기들을 더 잘 준비하는 것이 시급할 것 같다."
요르단과의 4강전은 '유효슈팅 제로'의 대참사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한계는 명확했다. 그의 축구에는 철학도, 미래도 없다. 한국 축구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선 안된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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