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전쟁] 씨티씨바이오, 누가 가져갈까?…키 움켜쥔 소액주주연대

고종민 2024. 2. 7.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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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구 대표 VS 파마리서치, 지분경쟁 치열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 연일 장내매수 이유?
소액주주연대 손 잡는 쪽이 승리

모든 것을 줄 수 있다는 부모와 자식 간에도 결코 나누지 못하는 것이 있다. 형제와 자매는 말 할 필요도 없다. The winner takes it all. 승자가 모든 것을 갖는다. 모두가 갖기를 원하지만 오직 한 명의 승자만이 가질 수 있는 그것, 바로 경영권이다. 지금도 수많은 상장사에서 경영권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일어나고 있다. 상대방보다 1주라도 많은 주식(의결권)을 확보해야만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그 치열한 '쩐의 전쟁'의 현장으로 들어가본다. [편집자]

[아이뉴스24 고종민 기자] 최근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씨티씨바이오 경영권 분쟁에 소액주주연대가 캐스팅보트로 급부상하고 있다. 다가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대표와 파마리서치 간의 분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5% 넘는 지분을 결집한 것으로 알려져 그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이민구 대표와 파마리서치 간 지분 경쟁에서 열쇠를 쥔 곳은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과 소액주주연대다. 현재까진 조 의장이 이민구 대표 측 인사로 분류되는 만큼, 양 측의 대결에 키를 준 곳은 소액주주연대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최대주주인 파마리서치 외 1인(플루토 1.05%)은 18.32%(442만9715주)를 확보하고 있다. 이민구 대표 외 1인(더브릿지 3.36%)은 15.33%(370만6930주)를 보유하고 있으며, 조 의장 100% 지분 보유 회사인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가 8.70%(210만5498주)를 가지고 있다.

또한 기타 주주로 이택원 씨 3.43%, 성기홍 씨(창립멤버) 1.84%, 윤연희 씨 1.57%, 조호연(창립멤버, 현재 씨티씨바이오 회장직) 씨 1.42% 등이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소액주주연대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사진=씨티씨바이오]

◇ "개미가 뿔났다"...소액주주연대, 5% 이상 지분 결집

씨티씨바이오 소액주주연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액트(ACT)를 통해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지분인 3% 이상을 모았으며 외부에서 결집한 지분까지 포함하면 5% 이상으로 알려졌다.

3% 이상 주식을 가지고 있는 주주는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으며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할 수 있다. 또한 회계장부의 열람 요청이 가능하며 이사·감사 등의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

현재 이민구 대표와 파마리서치 측의 지분 격차가 3% 정도여서 소액주주연대가 향후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 액트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액트에 모인 씨티씨바이오 주주는 132명이며, 이들의 보유 주식 수는 95만주(3.95%)가 좀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액트 창구 이외에도 1% 가량의 지분이 외부에서 결집하고 있어 현재 소액주주연대는 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향후 적극적인 주주행동을 위한 연대 대표를 선출하고 임원진 등을 구성 중이다.

◇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이사회 의장, 연이은 장내 주식매수...이유는?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말 5차례에 걸쳐 씨티씨바이오 주식 54만787주를 장내에서 사들였다. 이로 인해 씨티씨바이오 지분율은 6.5%에서 8.7%로 2.2%포인트 올랐다.

이를 바라보는 씨티씨바이오의 내부 셈법은 복잡하다. 앞서 씨티씨바이오 창업주, 전문경영인 등은 순차적으로 회사를 떠났고 씨티씨바이오는 이민구 대표 체제로 재편됐다.

창업 멤버들은 소액주주로 남아 지근거리에서 상황을 관망 중이다. 이민구 대표 측과 파마리서치의 지분 경쟁이 팽팽해질수록 이들의 역할론도 부각될 전망이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처음 취득한 시점부터 보유 목적을 ‘경영권’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의 지분 확대는 각자의 셈법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에스디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확보한 조영식 의장은 작년부터 시작된 회사의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M&A 등 외부 투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각에선 백기사를 넘어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노리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조 의장과 이 대표 측의 지분을 합할 경우 현재 씨티씨바이오 경영진의 지분율은 24.02%다. 파마리서치 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구도다. 약 5.3% 가량의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현재 5% 이상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소액주주 연대의 움직임이 시장에서 주목받는 이유다.

◇ 씨티씨바이오, 모두가 원하는 이유?

동물약품, 인체약품 기업인 씨티씨바이오는 미생물발효기술, 약물코팅기술, 약물전달기술(DDS, Drug Delivery System) 등 다양한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자체 기술력을 이용해 개발된 사료첨가용 효소제품 씨티씨자임(CTCZYME)은 세계일류상품 선정, 장영실상을 수상했다. 씨티씨자임의 경우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특허를 취득했으며 이미 그 효과를 국내외에서 입증 받았다. 2023년 현재 중국,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콜롬비아 등 30여 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또 필름형제제(ODF), 복합제 등 기존 의약품 대비 편의성과 효율성이 증대된 의약품을 개발 출시하고 있다. 씨티씨바이오의 해외 공략 대표 제품은 필름형의 발기부전치료제다. 씨티씨바이오는 터키, 베트남, 러시아, 페루에 이어 최근 태국, 멕시코, 칠레 3개국에서 발기부전치료제 구강용해필름(ODF) 판매 허가를 획득하고 글로벌 진출 본격화하고 있다. 아울러 약 60개국과 수출계약을 맺었고 해외 시장에 초점을 맞춰 허가에 전략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시장에선 안정적인 생산 인프라를 강점으로 꼽는다. 씨티씨바이오는 안산공장(인체약품 GMP), 화성공장(동물, 건기식 GMP), 홍천공장(동물약품 GMP)을 보유하고 있어, 생산 기지로서 활용도도 높다.

씨티씨바이오는 의료용 대마 관련주로도 꼽힌다. 현재는 대마사업 특구로 지정된 안동에 국책사업으로 소아뇌전증 치료제로 쓰이는 대마 의약품 ‘에피디올렉스’를 필름형으로 바꾸는 연구를 해왔다. 국내외 특허 출원과 제품화 절차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고종민 기자(kj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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