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실으려 잠깐 뗐는데”…3분당 1건 적발된 화물차·이륜차 단속 현장[르포]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 화물차·이륜차 단속 동행취재
1시간 만에 단속된 차량 20건…불법튜닝 단속 11건
자동차전용도로 불법 이용 이륜차 9건 적발되기도
경찰 “운전자 위협하는 행위 막기 위해선 승인 필수”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관리자가 6일 강남구 양재대로에서 좌석을 임의로 탈거한 승합차 내부를 살피고 있다. 김용재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며칠 전에 짐 좀 실으려고 잠깐 뗐는데 이걸 잡아요?”

6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강남구 수서1단지아파트 앞 8차선 양재대로를 운전하다 경찰 단속에 걸린 SUV 차량 운전자는 이같이 말했다. 이 운전자는 관계기관의 허가를 받지 않은채 좌석을 떼고 짐칸으로 만든 뒤 운행하고 있었다.

경찰은 ‘이륜차·화물차 불법행위 합동 단속’을 벌였다. 서울경찰청이 지난달 31일 예고한 이륜·화물차에 대한 교통 범죄 단속으로, 이날 경찰이 1시간가량 자동차관리법위반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양재대로에서 단속한 건수는 총 20건이었다. 3분에 1건꼴로 불법 행위가 적발된 셈이다.

이날 단속에서 경찰은 불법 개조가 의심되는 차량을 정차시킨 뒤 번호판 조회를 통해 ‘개조 승인’ 여부를 확인했다. 적발된 차량 운전자 대부분은 “개조 사실을 신고하는지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단속을 진행하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는 운전자도 있었다. 빨간색 SUV 차량을 운전하던 40대 운전자는 “봄이고 농사철 다가오니까 잠깐 뒷좌석을 떼어놓은 것인데 이걸 잡냐”라며 경찰의 면허증 요구에 불응하며 차량 문을 굳게 닫은 채 버티기도 했다.

기존 버스의 할로겐전구를 떼어내고 LED전구를 부착해 단속에 걸린 버스. 김용재 기자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승인을 받지 않고 승합차 좌석을 임의로 떼어내거나, 적재 장치에 구조물 등을 임의로 설치하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선고받는다. 적재함 확대나 구조물 부착 등의 경우는 건설기계관리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이날 단속에서는 기존의 차량 할로겐전구를 떼어내고 불법으로 LED 전구를 부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해당 대형 버스 운전자 A씨는 “회사 차를 몰았을 뿐이며 저는 잘 모른다”고 말했으나 경찰은 “개조를 진행한 회사와 버스 운행자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티로폼과 일반 쓰레기 등을 가득 적재한 채 이동한 트럭 운전자는 ‘미허가 난간 불법 증축’으로 경찰 단속에 걸렸다. 한 택배 운전 차량은 차량 트렁크를 임의로 증축한 혐의로 단속에 걸리기도 했다.

이날 단속에서는 자동차전용도로인 양재대로를 이용하던 이륜차 9대도 적발됐다. 현행법상으로 이륜차는 자동차전용도로 이용이 불가능하다. 다만 번호판을 꺾는다거나 숫자를 가린 이륜차나 불법 소음기를 달고 다니는 이륜차는 잡히지 않았다.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양재대로에서 경찰이 자동차전용도로를 통행한 2륜차를 단속하고 있다. [연합]

단속에 걸린 한 오토바이 배달원 B씨는 “이곳은 배달 수요가 있는 아파트 지역인데 여길 자동차전용도로라고 딱지를 떼가면 어떡하냐”라며 “이전에도 걸린적 있는데, 그때는 그냥 ‘안되는 거 알죠’ 하면서 넘어가더니”라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이날 교통 단속에 참여한 임재민 서울경찰청 교통안전과 경감은 “화물차 적재함을 임의로 개조하면 후행 운전자들에게 적재물이 추락하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라며 “차량 개조를 원하는 운전자는 시·군·구청장의 승인을 얻어 안전하게 튜닝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서울경찰청은 설 명절과 졸업식·개학식 등으로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이달부터 오는 10월31일까지 오토바이 등 이륜차와 화물차 등의 교통법규 위반을 집중적으로 단속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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