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이 건강한 집] 밥 달라고 새벽마다 깨우는 댕댕이의 속사정, 강아지 다이어트 식습관
A.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견의 행복한 공존을 돕는 비강압식 트레이너 김민희입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강아지 다이어트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통통한 강아지는 우리 눈에 매우 귀엽지만, 관절 문제 등의 다양한 질병이 생길 수 있기에 체중관리는 매우 중요하죠. 그렇다고 다이어트를 위해 무작정 강아지의 사료 급여량을 줄이면, 스트레스를 받아 다른 행동 문제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또 강아지가 배고파하는 모습을 보고 무시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사연 속 강아지의 문제행동을 줄이기 위한 효과적인 다이어트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아지는 왜 살이 찔까?
강아지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운동량이 부족해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적거나, 사용하는 에너지에 대비하여 먹는 양이 더 많아서 살이 찌게 됩니다. 때문에 운동량을 늘리거나, 열량을 줄이는 것(급여하는 간식 및 사료의 양을 줄이거나 종류를 바꿔서)이 단순한 해결책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다양한 문제점이 뒤따릅니다.
특히나 이번 사연 속 강아지는 노령이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량 증가는 관절이나 심장에 무리를 줄 우려가 있어요. 또 반년 가까이 줄은 급여량에 적응하기보다는, 밤잠을 푹 자지 못하고 밥을 달라고 보채기도 했는데요. 그로 인해 수면 부족으로 낮잠이 더 많아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람도 배가 고프면 예민해지고, 줄지 않는 식욕은 스트레스를 유발하죠.
건강 체크가 우선!
사연을 보면 혈액 검사상 큰 문제는 없다고 했는데요. 일반적인 혈액검사에 나오지 않고 별도의 호르몬 검사가 필요한 대표적인 노령성 질환인 쿠싱증후군(부신 피질 기능 항진증)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쿠싱은 적게 먹어도 체중이 잘 줄지 않고 비만을 일으키는 질병이에요. 때문에 해당 질병이 아닌지에 대해서는 수의사와 다시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또 쿠싱 외에도 일부 피부약이나 스테로이드성 약물도 비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함께 지참하여 수의사와 상담하길 추천드립니다. 만약 앞서 얘기한 질병이나 약물과 관련이 없다면 앞으로의 건강관리(운동)를 적용하기 전 심장과 관절이 운동할 수 있을 만큼 건강한지 또한 체크해보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
급여량 체크하기
강아지의 체중 감량도 중요하지만, 너무 무리한 급여량 조절은 오히려 스트레스 유발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현재 급여 중인 사료 봉투에 표기된 급여 권장표를 확인하여 체중에 비해 과도하게 적은 양을 먹이는 건 아닌지 체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6kg 체중인 강아지의 목표 체중이 5kg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때 한 번에 5kg 체중의 강아지가 먹어야 하는 급여량으로 조절해 주는 것이 아닌, 5.5kg의 강아지가 먹는 급여량으로 변경해 주세요. 이후 강아지의 체중이 줄어드는 것을 확인하고 5.5kg이 되었을 때, 5kg 체중의 강아지가 먹는 급여량을 주는 식의 단계별 조절이 필요합니다.
또 사연 속 강아지는 포만감을 늘리기 위해 습식 사료로 변경했는데요. 습식 사료는 수분 함유량이 많아 건사료에 비해 급여량도 많아 보입니다. 급여 중인 습식이 체중에 적절한 양인지 체크해주세요. 또 습식 사료는 한 번에 많은 양과 포만감을 주지만 비교적 소화가 빨리 됩니다. 때문에 양은 적더라도 천천히 소화되며 포만감이 오래 지속되는 건사료가 더 나은 지 비교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강아지 비만 관리 솔루션
건강을 해치지 않으면서 강아지의 체중 관리를 돕는 다양한 방법이 있습니다.
1) 포만감 늘리기
강아지의 포만감을 늘리는 데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째는 일반 사료가 아닌 포만감은 있으나 열량이 적은 '다이어트용 처방 사료'의 급여입니다. 목표 체중에 도달할 때까지 급여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두 번째로는 수분량이 많은 식이를 주는 것입니다. 일반 건사료는 수분량이 적어 포만감이 덜 합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사료라도 물에 불려 급여하거나 수분량이 많은 화식을 먹여보세요. 데친 양배추를 급여해 수분량이 높은 식이를 유지하는 것도 포만감을 주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앞서 말한 것처럼 습식 사료를 먹고 과하게 배고파하는 경우라면 적정량이 아니거나, 습식보다는 밤새 포만감을 유지해 줄 건사료가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방법은 천천히 먹이는 것입니다. 천천히 음식을 먹으면 뇌가 배가 부르다는 것을 인지할 시간적 여유가 생겨 포만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됩니다. 때문에 슬로우 식기(퍼즐 모양으로 천천히 먹을 수밖에 없는 식기)를 이용하거나 음식을 숨겨 찾아먹는 퍼즐 장난감 등을 이용해주세요. 강아지가 같은 음식을 먹을 때도 좀 더 몸을 써서 에너지를 소비하고 천천히 먹을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2) 급여 스케줄 짜기
사연 속 강아지의 체중이나 급여량을 알 수 없으니 예를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만약 하루 적정 급여량이 100g이라고 했을 때 사료는 90g, 간식(데친 양배추 등)은 10g의 비율로 급여해 주세요. 또 하루에 조금씩 자주 나눠서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자기 전 밤에 급여하는 양을 조금 늘려 밤사이 배고픔을 방지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 3번 급여를 한다면 아침 25%, 오후 25%, 자기 전 50% 정도로 급여량을 조절하면 밤에 먹는 양이 많아 중간에 깨지 않고 숙면이 가능합니다. 또 간밤에 자주 깨는 것이 불편하다면, 아예 새벽 중간 타임에 한 번 더 급여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여러 번의 취침 방해가 아닌 1번의 추가된 급여로 밤잠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3) 건강하게 운동하기
관절이나 심장에 문제가 없다면, 장시간 평지를 걷기보다는 완만한 언덕길을 위주로 산책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계단은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피해주세요. 또 물에 거부감이 없는 강아지라면 실내 수영장에서 수영 또는 수중 독피트니스 수업을 들어보세요. 물속에서 운동 시 관절에 부담은 주지 않으면서 짧은 시간에 많은 에너지 소비를 도와 체중 감소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강아지들은 다양한 이유로 밤에 보호자를 깨우곤 합니다. 이번 사연처럼 배고파서 보호자를 깨우는 경우 외에도, 낮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밤이 되면 심심해서 보호자를 깨우는 경우도 종종 있어요. 이런 행동은 보통 보호자가 강아지의 새벽 행동에 반응하고 만족감을 줘서입니다. 강아지는 목표(먹이나 관심 등)를 달성했기 때문에, 다음날도 그다음날도 행동이 더욱 강화되었을 것입니다. 반면, 밤 귀가 어두운 반려인이라면 반려견이 깨운 적 있어도 모르고 반응하지 않았을 텐데요. 그럼 강아지도 반복적으로 깨우는 행동이 형성되진 않을 겁니다.
위에 드린 솔루션 대로, 특히 급여 스케줄 조정을 통해 자기 전 충분한 포만감을 주는 것을 권장해 드립니다. 그리고 취침 시부터 아침까지의 행동에 대해서는 최대한 무시를 해주셔야 합니다. 이 방법을 통해 사연 속 강아지의 문제 행동을 점점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당분간은 조금 어려우시더라도 최대한 강아지의 행동에 반응하지 말아보시길 바랍니다.
김민희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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