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의사 없다’는 클린스만, 패배후 미소 의미는?…“난 한국으로 간다”

2024. 2. 7.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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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왼쪽부터 차두리 코치, 클린스만 감독, 헤어초크 수석코치.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64년 만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도전에 좌절한 한국 축구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해임 관련 이야기가 나올텐데 계속 감독직을 수행할 것인가'는 질의에 "나는 어떤 조치도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고 했다.

그는 "팀과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대한축구협회와 어떤 게 좋았고 좋지 않았는지를 논의해보고자 한다"며 사퇴 뜻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완패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유럽 빅리거들이 공수에 포진,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우승의 문턱은 더 높았다.

한국은 '아시아 최강'을 자처하고 있지만 1956년 제1회 대회와 1960년 제2회 대회에서 2연패를 이룬 후 한 번도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결과에 책임질 뜻이 있느냐는 물음에 "감독으로서 이렇게 원했던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그가 밝힌 '책임지는 행위'는 사퇴가 아닌 '분석과 발전'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목표를 이루지 못했기에 더 많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대회의 모든 경기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요르단전 완패에 아쉬움이 크다고 한 그는 경기 직후 미소를 지으며 상대와 악수한 상황에는 "더 좋은 경기력으로 이긴 팀을 축하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며 "나한테는 당연한 일이다. 만약 웃으며 축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면 우리는 서로 접근법이 다른 것"이라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패배에 자신도 실망스럽고 화가 많이 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을 꺾은 요르단팀은 칭찬했다. 그는 "상당히 화가 많이 났고, 안타까웠지만 상대를 축하하고 존중할 때는 그런 태도와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이번 대회를 통해 아시아 축구 실력이 평준화됐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특히 동아시아 팀들이 중동에서 얼마나 어려움을 겪는지 배웠다"고 했다.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요르단 바라 마레이(4번)와 모하마드 아부 하쉬쉬가 이중으로 손흥민의 돌파를 마크하고 있다. [연합]

클린스만 감독은 다음 목표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제시했다.

그는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며 "매우 어려운 예썬도 치러야 한다. 우리 앞에 쌓인 과제가 많다"고 했다.

기자회견을 마치고 당장 행선지가 한국인지, 자택이 있는 미국인지를 묻는 취재진에게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으로 간다"고 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 6경기에서 10골을 내줄 만큼 수비 조직력에서 문제를 보였다.

한국은 준우승한 2015년 호주 대회, 8강까지 간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를 합쳐 모두 4골을 내줬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그 두 배를 넘는 실점을 기록했다.

클린스만호는 지난해 9월 웨일스와 평가전부터 이어온 무패 행진을 12경기(8승 4무)에서 마감했다.

한국(23위)은 FIFA 랭킹에서 요르단(87위)보다 64계단 위다. 요르단과 상대 전적에서 3승3무를 기록 중이던 한국은 이날 사상 첫 패배를 당했다.

동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한국이 탈락하면서 이번 대회 우승 경쟁은 중동 팀들간 대결이 됐다.

한편 이번 아시안컵에는 3·4위 결정전이 없다. 4강전에서 패배하면 그대로 끝이다. 이는 월드컵과는 다른 방식이다.

아시안컵에도 2015년 대회까지는 3·4위 결정전이 있었다. 아랍에미리트에서 치러진 2019년 대회 때는 준결승전에서 패한 아랍에미리트와 이란이 따로 3·4위전을 치르지 않았다. 이는 아시안컵이 녹아웃 토너먼트제로 바뀐 1972년 이후 처음이었다.

3·4위 결정전이 사라진 데는 현재 유럽리그가 한창 진행 중이라는 점이 큰 이유 중 하나로 보인다. 각 나라를 대표해 뛰는 선수 중 상당수가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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