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4명 숨져…“호황에도 안전은 부실”

윤경재 2024. 2. 7.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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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창원] [앵커]

경남의 대형 조선소에서 산재 사망사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4명이 숨졌는데요.

조선업은 호황을 맞았지만, 안전 관리는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달 24일, 거제 한화오션에서 30대 잠수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이 노동자는 작업지시서 명단에도 없었습니다.

하청업체가 가짜 명단을 올렸고 원청은 이를 거르지 못했습니다.

그라인더 작업을 하던 20대 노동자가 폭발사고로 숨진 지 2주도 안 돼 일어난 사고였습니다.

[김형수/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 : "작업할 사람이 누구인지 정도만 확인해봤어도 사실 이 사고는 나지 않은 거죠. 시스템 자체가 형식적으로만 존재하고 있고…."]

지난달 18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는 현장을 둘러보던 60대 노동자가 2.5m 높이 계단에서 추락해 숨졌고, 최근에는 통영 HSG성동조선에서 50t급 크레인이 넘어져 40대 노동자가 숨졌습니다.

최근 한 달 사이 거제와 통영 대형 조선소에서 숨진 노동자만 4명입니다.

숨진 4명의 노동자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었습니다.

노동계는 조선업계의 뿌리 깊은 원하청 구조가 사고를 불렀다고 말합니다.

국내 조선업계는 현재 최대 4년 치에 달하는 일감을 확보할 정도로 호황입니다.

하지만 조선소들이 부족한 인력을 다단계 하청을 통해 수급하고 있다는 게 노동계의 진단입니다.

실제 한 연구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조선업 생산 공정의 80%를 하청업체가 담당하고 있고,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하청 다단계 구조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하청의 고리가 늘어날수록 안전 관리의 강도는 헐거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합니다.

[양승훈/경남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 "안전관리자 확보도 생각만큼 안 되는 것 같기도 하고 절차도 사람이 적을 때 기준으로 돼 있어서 신경을 그만큼 못 쓰는 것 같기도 하고요."]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망사고가 일어난 조선소 3곳의 책임 범위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윤경재입니다.

촬영기자:권경환/그래픽:백진영

윤경재 기자 (econo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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