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 박은정 광주지검 부장검사 사의 표명

2024. 2. 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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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박은정(52·사법연수원 29기) 광주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장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리며 지난 1973년 있었던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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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슨,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하야할 수 밖에 없어’
“디올백으로 하늘 못 가린다”
박은정 광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연합]

[헤럴드경제(광주)=황성철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법무부 징계위원회에 넘겨진 박은정(52·사법연수원 29기) 광주지방검찰청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장검사는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직서를 제출한 사실을 알리며 지난 1973년 있었던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언급했다.

박 부장검사는 페이스북에 〈사직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려 자신이 사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1973년 11월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M. 닉슨이 연루된 워터게이트 사건과 2023년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처분 취소 소송에 대해 지적했다.

박 부장검사는 리처드 M. 닉슨이 자신은 워터게이트 사건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워터게이트 사건 수사를 방해한 사실이 드러나자 하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항소심에 대해 “1심은 면직 이상의 중징계도 가능하다고 판시했다”면서 “그런데 함소심은 1심과 달리 징계위원회를 소집하고 구성하는 절차에 문제가 있었다”고 밝혔다.

박 부장검사는 이 사실을 언급하며 “지난 3년의 과정에서 피징계자는 대선에 출마해 당선되었고, 사건관계자는 법무부장관이 됐다”며 “그리고 이들은 사이좋게 당해 사건의 원고와 피고가 됐고 피고측 법무부는 노골적으로 법치주의 형해화의 경계를 넘나들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무부가 판결을 뒤집기 위해 1심 변호인을 모두 해임하고 증인신청조차 하지 않고 자신의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수차례 소환해 자정 넘어까지 조사했다”면서 “출국금지에 심지어 친정집 압수수색까지 단행해, 암으로 당시 투병 중이던 아버지 모습은 아직도 가슴아픈 일이다”고 글을 올렸다.

또, “이들의 각고(刻苦)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1심에 이어 항소심 역시 제가 수행했던 감찰 업무는 모두 적법했다는 판단을 내렸다”면서 “법원이 절차상 흠결을 이유로 검사의 징계 취소 판결을 한 경우 검찰총장이 재징계를 청구해야 한다는 사실도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부장검사는 현재 윤석열 정부가 장모 최은순이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김건희 명품백’ 역시 피해자이며 패소할 결심으로 수사 방해, 감찰 방해, 판사 사찰문건 배포 등을 덮는 행위들이 모두 워터게이트 사건 당시 리처드 M. 닉슨이 “I’m not a crook.(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고 주장한 것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며칠 전 법무부가 자신을 징계하겠다고 일방 통보한 사실을 언급하며 “저는 고발사주로 실형을 선고받은 검사도 일찌감치 무혐의로 덮고 또 승진까지 시키는 이장폐천(以掌蔽天·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림) 행위에 추호도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디올백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며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검사는 리처드 M. 닉슨을 향해 타임지가 쓴 “국민이 선출하고 권력을 위임했다는 이유로 모든 부분에서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독재로 가는 길이다. 닉슨과 미국은 되돌릴 수 없는 비극적 지점을 지났다. 대통령은 사임하라”를 인용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9월부터 박 부장검사와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에 대한 감찰을 진행해 왔다.

박 부장검사는 법무부 감찰담당관이던 2020년 10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감찰했다.

이 과정에서 확보한 법무부·대검찰청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혐의를 받았는데, 당시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을 감찰하고 있었다.

박 부장검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에도 사의를 표명했지만, 법무부는 그가 ‘성남FC 후원금 수사 무마’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유로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다.

검사징계법 등은 중징계 가능성이 있는 검사에 대해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나거나, 징계가 집행될 때까지 사직을 제한한다.

박 부장검사의 사표 수리 여부는 14일 법무부 징계위원회 이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박은정 부장검사 페이스북 갈무리]

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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