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 다리에 온통 테이핑 투혼, “너무 죄송하다”만 수차례 반복한 ‘캡틴’ 손흥민
한국 축구의 ‘캡틴’ 손흥민(토트넘)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6경기 모두를 풀타임 소화했다. 정규시간만 600분을 고스란히 그라운드에 서 있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마지막에 웃지 못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도전이 허무하게 끝난 뒤 방송 카메라 앞에 선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은 질문을 받고도 고개를 숙인채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 어렵게 말문을 연 손흥민은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연속 실점하며 0-2로 져, 결승행에 실패했다.
요르단전 7개의 슈팅, 유효슈팅은 ‘0’. 최전방 공격수를 맡은 손흥민도 고개를 들기 어려운 성적표다. 그러나 손흥민의 ‘투혼’에는 박수를 칠 수밖에 없다. 손흥민은 매 경기 쉽지 않았던 경기 흐름에서 선수들의 투지를 일깨웠다.
특히 8강 호주전이 대단했다. 손흥민은 0-1로 뒤진 후반 추가시간 수비들에게 둘러쌓인 상황에서 볼을 지켜내면서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갔고, 수비수의 과격한 태클에 극적으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또 연장에 접어들어서는 황희찬이 돌파하며 페널티박스 왼쪽 끝부분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오른발로 성공시켰다. 손흥민은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120분 풀타임을 뛰었다. 끝까지 스퍼트하는 손흥민의 왼 다리 전체에 테이핑이 감겨 있었다.
이날 4강전에서도 손흥민은 왼 다리에 테이핑을 하고 나섰다.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상대 집중 견제 속에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마지막까지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자, 경기 막판에는 호주전을 떠올린 듯 중앙선 부근부터 혼자 스피드를 올려 사이드라인을 타고 돌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지만 몰려든 수비에 막혔다.
실망스러운 경기 내용이었지만, 손흥민의 경기 뒤 방송 인터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손흥민은 “뭐라 말씀드려야 할 지 모르겠다. 너무 죄송하다. 선수들은 그 와중에 최선을 다했다. 저희들 실수로 경기가 이렇게 마무리 된 점은 너무나도 죄송하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울먹이며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대회 기간 대표팀을 응원해준 국민들에게 “너무 감사드리고, 너무 죄송하다. 늦은 시간까지 정말 말도 안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한 것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재차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축구선수로 더 발전된 모습, 앞으로 국대가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카메라 밖으로 벗어났다.
손흥민은 1992년생이다. 다음 아시안컵이 열리는 2027년이면 30대 중반에 접어든다. 4년 뒤에는 현역에서 뛰더라도 전성기를 훌쩍 지났을 나이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아시안컵 무대가 이렇게 끝났다.
손흥민은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내가 너무 부족했고, 팀을 이끄는 데 있어서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대회였다”면서 “많은 선수의 희생, 헌신 이런 것들이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저희가 원하는 성적을 가져오지 못해서 너무나도 선수들한테 미안하고 또 저희 팬분들한테 또 대한민국 국민분들한테 너무 송구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 팀이 준결승 패배로 인해서 저희 지금 선수들이 참 많이 실망하고 힘들어하고 있을 텐데 나를 질책해 주시길 바란다. 저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비판 여론의 중심에 선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손흥민은 “앞으로 감독님은 분명히 이런 계기를 통해서 더 단단해지실 것”이라면서 “대표팀에서 1년 정도 하셨는데, 한국에 돌아가셔서 더 많은 분석을 하실 거다. 더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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