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황색 조끼 ‘디지털 안내사’가 키오스크 사용법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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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찾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한 노인이 서울시 '디지털 안내사'와 함께 서 있던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디지털 안내사'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동행일자리 중 하나로 스마트폰, 무인단말기(키오스크), 택시 호출 앱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이용법을 안내한다.
서울시는 "2022년 하반기 처음 시작한 뒤 지난해 말까지 400명의 안내사가 시민 27만명에게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교육과 상담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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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폰 화면에 동그랗게 빙빙 돌아가는 것 있잖아요. 그거 안 나오려면 어떻게 해요?”
지난 1일 찾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한 노인이 서울시 ‘디지털 안내사’와 함께 서 있던 기자에게 질문을 던졌다. ‘동그랗게 빙빙 돌아가는 것’이 뭘 말하는지 몰라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려는 찰나 안내사 이인향(76)씨가 옆에서 빙긋 웃더니 답을 건넸다. “와이파이 말하는 거죠?” 이씨는 능숙하게 ‘맞춤형’ 설명을 이어갔다. “그건 연결선이라고 보면 돼요. 서울 시민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곳곳에 설치돼 있어요. 와이파이 (버튼을) 켜면 돼요.” 벌써 세번째 디지털 안내사로 선발돼 활동하는 이씨의 ‘베테랑’다운 기지가 빛나는 순간이었다.
‘디지털 안내사’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동행일자리 중 하나로 스마트폰, 무인단말기(키오스크), 택시 호출 앱 등을 이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에게 이용법을 안내한다. 올해 제4기로 뽑힌 안내사 145명은 오는 6월 말까지 주황색 조끼와 모자를 쓰고 25개 자치구 곳곳에서 활동한다. 2인1조로 매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지하철역, 대형마트, 공원 등 어르신 유동인구가 많은 거점 300여곳을 순회한다.
이인향씨와 이예교(68)씨는 종로구를 기반으로 활동한다. 종로3가역, 탑골공원, 인사동 문화의 거리, 종로1·2·3·4동 주민센터 등이 주요 거점이다.
2주간 교육을 받고 지난달 31일 처음 현장에 나온 이예교씨는 “이제 막 시작해서 쉽지는 않다”면서도 “어르신들과 대화하는 것이 재미도, 보람도 있다”고 했다. 그새 노하우도 생겼다. “처음엔 낯선 사람이 말을 거니까 경계하죠. 그럴 땐 ‘날씨가 참 좋죠?’ 이런 식으로 말을 걸면 어느새 마음을 열고 휴대폰을 보여주면서 이것저것 물으세요.”
이인향씨는 출구만 16개인 종로3가역의 지리와 특성을 훤히 꿰고 있다. 관광 온 외국인에게도 틈틈이 익힌 영어로 서슴없이 도움을 건넨다. “이 근방에서 묵다가 서울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가는 외국인이 많거든요. 특히 (관광객들은) 큰 짐이 있다 보니 어떻게 환승할지, 엘리베이터 위치는 어디인지 묻곤 해요.” 또래 중에 유독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기계 다루는 걸 좋아했다는 이씨는 이날 종로를 오가는 어르신에게 카카오톡 메시지에 음성으로 답장 보내는 법, 카카오맵으로 경로 찾는 법, 교통카드 단말기 사용법 등을 쉼 없이 안내했다. “처음 할 땐 자꾸 거절당하니까 기가 죽었는데 이제 능글능글해진 단계”라며 웃은 이씨는 “‘요즘엔 이런 걸 배워야 하는구나’ 동기 부여를 해주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2022년 하반기 처음 시작한 뒤 지난해 말까지 400명의 안내사가 시민 27만명에게 도움을 줬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교육과 상담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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