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BU] 4번째 아시안컵 끝낸 SON, 클린스만에 신뢰 전달 "감독님도 단단해지셨을 것"
(베스트 일레븐=알 라얀/카타르)
손흥민이 자신의 네 번째 아시안컵을 4강전에서 마무리했다. 2011, 2015, 2019, 2023년 대회에 연속 출전한 손흥민은 이번 대회에서 한국 대표팀 역대 아시안컵 최다 출전 기록(18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새벽 0시(한국 시각)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 나섰다. 후반 8분 야잔 알 나이마트, 후반 21분 무사 알 타마리에 연속 실점한 한국은 2점 차를 끝내 뒤집지 못하고 0-2 패배를 당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캡틴' 손흥민은 이번 대회 내내 헌신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조별 리그에서는 페널티킥으로 2득점을 올렸다. 특히 호주와 8강전에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가는 페널티킥을 획득해 황희찬의 득점에 힘을 보탰다. 또 연장전에는 황희찬이 얻어낸 프리킥을 골로 마무리지으며 이 경기의 '히어로'로 우뚝 섰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엔 안면 골절 부상으로 인해 검은색 보호 마스크를 끼고 나섰던 손흥민은 건강해진 모습으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출전했다. 좋은 기억이 있는 곳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끝내 한국은 4강전에서 짐을 싼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아쉬움을 토해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도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손흥민이다.
"많이 속상하고, 뭐라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는 스포츠인데, 부족해서 진 건 사실인 것 같다. 오늘같은 경기는 요르단이 정말 많이 준비했고, 좋은 경기 했다고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입장에서는 부족했고, 팀 이끄는 데 부족함을 느끼는 토너먼트였다. 많은 선수들의 희생과 헌신이 있었는데 제가 원하는 성적 가져오지 못해서 선수들에게 미안하고, 송구스러운 마음이다."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서는 그저 핑계일 뿐이라며 반박했다. 손흥민은 "상황을 회피하는 가장 좋은 답변이 있다. 이기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왔기 때문에, 그게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준결승이다보니 조금의 긴장감, 경험 부족이 나왔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앞으로 어린 선수들이 성장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되는 경기였다고 생각한다. 더 단단해지면 좋겠다. 이런 준결승을 치러 참 많이 실망하며 힘들어하고 있을 텐데, 저를 질책하시라. 저희 선수들은 정말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동료들을 감싸 안았다.
앞으로 클린스만 감독과는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 등 여정을 함께 해야 한다. 손흥민은 "그 전에 먼저 제가 앞으로 대표팀에서 계속 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감독님이 저를 생각 안 하실 수도 있고, 앞으로 미래는 잘 모른다"라면서 심오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감독 입장에서는 분명히 많은 분들이 비판하는 게 당연할 거라 생각한다. 아시안컵을 우승하려고 모셔 왔는데, 4강 문턱에서 좌절하고 패한 것에 대해 감독이 질책 받는 게 안타깝다. 토너먼트 이전부터 감독님에 대한 시선이 안 좋아서 감독님이 받는 부담이 많았을 텐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 이겨내셨다. 선수들 관리하는 데 있어 티 하나도 안 내고 포기 안하는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 감독님도 단단해지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대표팀에서 1년을 했는데, 한국 돌아가서 더 많은 분석 할 거고 잘 치른 경기와 못 치른 경기를 분석해서 조금 더 단단한 팀을 만들 거라 생각한다. 미래는 어찌될지 모르니, 다음 문제는 (대표팀) 소집된 후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주장으로서, 손흥민은 감독 및 선수들을 향한 비판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그는 "한 팀의 주장으로서, 선수들 너무 최선을 다했고, 축구팬분들을 정말 좋게 해드리기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한 건 정말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로 인해, 사람으로서 실수할 수도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예민하게 대해주시지 않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그리고는 모든 것을 자신의 책임과 잘못으로 돌렸다. "선수들 잘못한 것 없다. 질책을 받으면 제가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한 손흥민은 "이 팀을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하는 상황에서 부족한 모습 보여서 여기서 무너졌다. 늦은 시간에 준결승에서 결승에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고 경기 보셨을 텐데 많은 기대감을 못 채워드려 죄송스럽다.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상황에 많은 책임감 느낀다. 국민들을 더 자랑스럽게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는 선수가 되겠다"라고 다짐했다.
글=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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