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김진수, 문선민, 이순민, 홍현석, 김지수는 왜 뽑았을까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물어보고 싶은 내용이 참 많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배했다. 이로써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4강에서 대회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아시안컵 조직위는 선수단 규모를 23명에서 26명으로 늘려줬다. 더 많은 선수를 다양하게 활용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건 좋은 선수가 많은 팀일수록 유리하다. 선수 개개인의 기량에서 더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주최 측에서 한국과 같은 강팀에 더 유리한 변화를 시도했지만 우리는 만들어준 떡을 주워서 먹지도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내내 주전급 선수들한테만 의존했다. 손흥민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단 1분도 쉬지 못했다.

손흥민이 정말로 중요한 선수라면 때로는 아낄 필요도 있었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절대로 손흥민을 빼지 않았다. 손흥민이 호주와의 8강전에서는 팀이 정말로 필요한 순간에 해결사로 나서기도 했지만 결국 지쳐버린 손흥민은 요르단전에서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다. 손흥민의 의지가 부족해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선수도 사람이다.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이러한 문제가 단순히 손흥민한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이강인, 황인범, 설영우, 김태환, 김민재 같은 주축 선수들에게 모두 똑같은 상황이 적용됐다. 주전 선수들은 조별리그 3경기에 120분 경기를 2번이나 해내면서 이미 체력이 방전된 상태였을 것이다. 좋은 경기력이 나올 수 없는 상태였다.

장기 레이스지만 경기 일정상으로는 단기전 성격을 가지는 아시안컵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분명히 필요했다. 그럴 여유가 없었다는 시선도 있겠지만 굳이 체력이 퍼진 선수들만 기용할 이유 역시 없다. 아시안컵 최종명단에 똑같이 오른 선수들인데 경쟁력이 된다고 판단했다면 과감한 기용도 필요했다.

그런데도 K리그1에서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여준 김진수, 문선민, 이순민부터 벨기에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홍현석과 브렌트포드에서 키우는 유망주인 김지수도 경기장에서 거의 보지 못했다. 이 선수들을 '왜' 뽑았는지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선수들을 최종명단에 포함시켜놓고 제대로 활용하지도 않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단지 이유만이 궁금할 뿐이다. 

만약 선수들이 준비가 안된 상태라 투입할 수 없었다면 선수 선발 자체부터가 문제였던 것이다. 그에 따른 책임은 당연히 클린스만 감독과 코칭스태프한테 있다.

클린스만 감독은 주전 11명을 바탕으로 꾸리는 플랜A에서도 미흡함을 보여줬고, 선수단 활용에 있어서도 단점을 드러냈다. 요약하자면 전술과 전략 그리고 운영까지도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한국축구는 과연 클린스만 감독을 믿고 월드컵을 준비해도 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