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마켓 KC 로열스 위트 주니어에 승부수를 던진 이유 [SS포커스]
[스포츠서울|LA=문상열전문기자] 캔자시스티 로열스는 스몰 마켓이다.
6일 발표된 23세 유격수 보비 위트 주니어와의 11년 2억8870만 달러(3839억원) 계약은 예상을 뛰어넘는 거액이다. 자칫 구단이 흔들릴 만한 천문학적 투자다. 위트 주니어는 올해 MLB 3년차다.
구단은 7일 커프먼 스타디움에서 위트 주니어의 재계약 기자회견을 가졌다. 존 셔먼 구단주와 JJ 피콜로 단장이 참석해 위트 주니어의 장기계약에 기쁨을 표시했다. 위트 주니어도 “나를 믿고 이런 장기계약을 해준 구단주와 단장과 로열스 팬들에게 감사한다”라고 고마워했다.
위트 주니어는 고교 때부터 유망주였다. 로열스는 2019년 드래프트에서 텍사스 코리빌 헤리티지 고교를 졸업한 그를 MLB 드래프트 전체 2번으로 지명했다.
구단이 풀타임 2년을 거친 위트 주니어와 장기계약을 한 이유는 무한한 잠재력이다. 지난 2년 동안 MLB에서 50홈런, 50도루 이상을 작성한 선수는 4명에 불과하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MVP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 56홈런-102도루, 시애틀 매리너스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 60-62, 휴스턴 애스트로스 우익수 카일 터커 59-55, 위트 주니어 50-79개다. 4명 가운데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는 위트 주니어 뿐이다.
로열스는 오프시즌 선발 마이클 와카, 세스 루고, 불펜 윌 스미스, 외야수 헌터 렌프로, 내야수 애덤 프레이저 등 FA 계약으로 전력을 크게 보강했다. 2015년 이후 8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부친 보비 위트는 메이저리그 16년 경력의 투수 출신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빅리그를 시작한 뒤 8개 팀에서 통산 142승 157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했다.
통상적인 부전자전은 아버지 포지션을 따라간다. 야수는 야수, 투수는 투수로. 위트 주니어는 부친이 투수였지만 유격수다. 신장이 다소 작은 편이다. 아버지는 188cm, 아들은 185cm다. 위트 주니어는 1남 3녀 가운데 유일한 아들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위 3명이 모두 메이저리그 출신이다.
위트 주니어의 계약 조건은 구단 옵션, 선수 옵트아웃, 트레이드 불가 조항 등이 포함돼 있다. 구단은 계약 11년 후 3년 옵션을 갖는다. 3년 연봉은 8900만 달러, 총액 3억7770만 달러(5023억 원)가 된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과 같은 사실상의 종신 계약이다.
그러나 위트 주니어는 계약 7년을 마친 2030시즌 후 향후 4년 동안 옵트아웃을 행사할 수 있다. MVP 타입의 시즌, 프리에이전트 시장이 좋을 경우 FA가 될 수 있다. 2030년 시즌을 마치면 30세다. FA 시장에서 몸값을 끌어올릴 수 있다. 스스로 로열스에 뿌리를 내린다면 모를까.
위트 주니어의 계약은 로열스 구단 사상 최고액이다. 종전 최고 계약은 포수 살바도르 페레스와 4년 8200만 달러, 외야수 알렉스 고든과 7200만 달러, 투수 이언 케네디와 5년 7000만 달러다.
고든은 2015년 구단의 두 번째 월드시리즈 우승과 함께 14년 경력을 마치고 원클럽맨으로 남았다. 페레스는 2011년 로열스에서 데뷔해 올해 13년 차다. 올스타에만 8차례 선정됐다.
로열스의 원클럽맨 터줏대감은 레전드 3루수 조지 브렛이다. 21년을 로열스에서 활동했고 1999년 99.2%의 지지를 얻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갔다.
10년 이상 활동한 로열스 원클럽맨은 2루수 프랭크 화이트(18년), 투수 폴 스필리토프(15년), 알렉스 고든(14년), 투수 데니스 레오너드(12년), 포수 존 워던(10년) 등 6명이다.
최근 팜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의 10년 이상 장기계약은 중남미 선수들이 차지했다. 나이가 어리고 검증이 돼 유리했다. 페르난도 타니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등이다. FA가 아닌 미국 출신으로 10년 이상 블록버스터 계약은 트라웃 이후 처음이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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