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얼굴로, 발뒤꿈치로도 막았다’ 팀 패배 속에서도 존재감, ‘빛현우’ 없었다면···

6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조현우가 요르단의 슛을 막아내고 있다. 2024.2.7 연합뉴스

전반 요르단은 한국 골문을 향해 소나기 슈팅을 날렸다. 12차례의 슈팅(유효슈팅 4개)은 한국 골 라인을 넘지 못했다.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존재감 때문이다. 요르단 입장에서는 마치 벽을 상대하는 느낌이었을지 모른다.

한국 축구대표팀의 64년 만의 아시안컵 정상 도전이 4강에서 멈춰서면서 수문장 조현우의 선방쇼가 빛이 바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 요르단과의 경기에서 후반에만 연속 실점하며 0-2로 졌다.

그러나 이날도 조현우의 활약상은 대단했다. 이날 수비라인은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빠지면서 크게 흔들렸다. 조현우가 없었다면 전반에만 2~3골은 내줄 법한 경기 흐럼이었다. 조현우는 주전 골키퍼 김승규가 무릎을 다쳐 대표팀 전력을 이탈한 뒤 조별리그 2차전 요르단전부터 골문을 지켰고, 이후 매 경기 결정적인 선방을 보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 승부차기에서는 두 차례 선방으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호주의 공세에 시달린 8강전에서도 맹활약했다. 이날도 존재감이 남달랐다. 조현우는 골이나 다름없는 상황을 수 차례 막았다.

경기 초반부터 요르단의 강한 압박에 좀처럼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지 못하는 경기 흐름. 마흐무드 알마르디, 니자르 알라시단 등 요르단의 묵직한 중거리 슈팅이 계속해서 한국의 골문을 위협했다. 전반 17분 누르 알라와브데와 25분 야잔 알나이마트가 날린 슈팅이 골키퍼 조현우의 손에 막혔다.

30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 한국 조현우가 사우디의 슛을 막아내며 주먹을 불끈 쥐어 보이고 있다. 2024.1.31 연합뉴스

전반 41분 상대 역습 때 야잔 알나이마트의 개인기에 수비 셋이 무너지며 내준 노마크 슈팅도 재빨리 길목을 막은 조현우의 얼굴에 맞고 굴절됐다. 다시 이어진 알라와브데의 슈팅은 조현우의 발뒤꿈치에 걸렸다.

하지만 끝까지 혼자 골문을 지키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후반 7분과 20분 수비에서 골이 끊기면서 자초한 위기에서 실점했다. 조현우는 후반 18분 페널티박스 정면 앞에서 날린 상대 슈팅까지 쳐내며 고군분투했지만, 이번에는 대표팀의 역전 드라마는 연출되지 않았다.

조현우의 빛나는 ‘선발쇼’도 이번에는 한국 축구를 구하지 못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