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에서 항문까지 낚싯줄 꿰인 바다거북…“살릴 수 있을지”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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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한국방송(KBS) 보도와 해양 다큐멘터리 감독 이정준씨 및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4일 서귀포시 운진항 근처 수심 16m 수중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잠수부가 폐그물에 걸려 발버둥을 치던 새끼 푸른바다거북을 발견해 구조했다.
해양수산부는 푸른바다거북을 포함해 한반도 연안에서 자주 보이는 바다거북 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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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질 제거해도 살릴 수 있을지 장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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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석 달 가까이 꼬리지느러미에 낚싯줄을 매달고 다니던 어린 제주 남방큰돌고래에게서 낚싯줄 일부를 제거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가운데, 이번에는 낚싯줄에 온몸을 관통당한 새끼 푸른바다거북이 제주 바다에서 구조됐다.
7일 한국방송(KBS) 보도와 해양 다큐멘터리 감독 이정준씨 및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설명을 들어보면, 지난 4일 서귀포시 운진항 근처 수심 16m 수중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던 잠수부가 폐그물에 걸려 발버둥을 치던 새끼 푸른바다거북을 발견해 구조했다.
이씨는 이날 한겨레에 “발견 당시 거북의 몸은 폐그물에 감겨 있었고 잠수부는 물속에서 칼로 그물을 끊어 거북을 수면 위로 데리고 올라왔다고 한다”며 “물 밖에서 가쁜 숨을 쉬고 있는 거북을 자세히 보니 항문을 통해 낚싯줄이 삐져나와 있었고, 이를 살짝 당겨 보니 목이 움찔거리는 것으로 보아 낚싯바늘이 목 안쪽에 걸린 것으로 추정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잠수부와 이씨는 이 거북을 수족관 겸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인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인계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 ‘대한이’라는 이름을 얻은 이 거북은 몸길이 42㎝로 서너 살의 어린 개체로 추정된다. 푸른바다거북은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지정한 전 세계적 멸종위기종이다. 해양수산부는 푸른바다거북을 포함해 한반도 연안에서 자주 보이는 바다거북 5종을 해양보호생물로 정해 보호·관리하고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대한이의 몸속 이물질이 정확히 무엇인지, 육안으로 보이는 외상 말고 다른 질병은 없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 7일 엑스레이 검사와 피 검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한이를 보살피고 있는 홍원희 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의사는 이날 한겨레에 “파충류인 거북은 물속에서 휴식을 취하다가 때때로 물 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폐로 호흡을 해야 한다”며 “대한이가 얼마나 오랫동안 그물에 몸이 감긴 상태로 물속에 머물렀는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홍씨는 “어린 개체일수록 감염성 질병에 취약해 특히 폐와 같은 장기에 세균 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는지 면밀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심각한 질병이 있는 경우 수술로 이물질을 제거하더라도 살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씨의 설명을 들어보면 해마다 평균 4~5마리의 바다거북이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입원하며, 이들 대부분은 몸이 폐그물이나 낚싯줄 등에 걸린 채로 발견된다.
현재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선 부상당한 바다거북 4마리가 보호 및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대한이와 2021년 낚싯줄 때문에 한쪽 다리를 잃은 한담이, 뼈가 녹는 골염을 앓고 있는 올리브, 그물에 둘러싸여 등갑이 깨진 채 발견됐지만 여러 번의 수술 끝에 건강을 회복해 자연 방류를 앞두고 있는 럭키 등이다.
홍씨는 “몸에 해조류나 폐그물 등을 잔뜩 달고 거동이 어려워 보이거나, 혼자서 잠수를 못 하거나 몸에 외상이 있는 바다거북을 발견할 경우 반드시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 전문 구조·치료기관에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주도에서 구조가 필요한 해양동물을 발견한 경우 아쿠아플라넷 제주(전화 064-780-0900)에 신고하면 된다.
정인선 기자 re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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