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괴물’ 흥행·찬사 감사...두 소년·사카모토 유지 덕분”[인터뷰]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2. 7.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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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 I NEW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61) 감독의 ‘괴물’이 국내에서 50만 관객을 돌파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한국 개봉작 중 최고 흥행 스코어다.

지난해 11월 29일 개봉한 ‘괴물’은 ‘누가 진짜 괴물인가’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질문이 담긴 영화다. 놀라운 연출력과 두 주연 배우의 호연으로 높은 완성도를 인정 받아 지난해 제76회 칸 영화제 각본상을 비롯, 전 세계에서 각종 트로피를 휩쓸었다.

개봉 시기에 맞춰 두 주연 배우 쿠로카와 소야, 히이라기 히나타가 먼저 내한했고, 영화에 대한 한국 팬들의 꾸준한 사랑에 힘입어 최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내한했다.

지난 5일 만난 고레에다 감독은 “새해를 맞아 한국 팬들과 드디어 만나게 됐다”며 “드라마 촬영 때문에 정신이 없었는데 지금까지 ‘괴물’ 상영이, 관객들의 발길이 이어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 했다. 여전히 응원해주고 이렇게 불러주셔서 좋은 시간을 갖게 됐다”며 한국 관객들에게 인사했다.

초등학교 5학년 ‘미나토’(구로카와 소야)는 어느 날 엄마(안도 사쿠라)에게 묻는다. “돼지 뇌를 이식한 인간은 돼지일까 인간일까?” 그러고는 이때부터 이상 행동을 보인다. 담임 선생님 호리(나가야마 에이타)로부터 폭력을 당했다는 말도 한다.

놀란 엄마는 학교를 찾아가지만, 호리 선생은 전혀 미안해하질 않고, 교장 후시미(다나카 유코)는 사태를 덮으려고만 급급하다. 괴물같은 학교라고 생각하는 순간, 담임은 충격적인 말을 해온다. “미나토가 친구 요리(히이라기 히나타)를 괴롭혀요.”

감독은 동일한 사건에 다양한 인물의 시선을 교차하며 미스터리함을 극대화시키고, 윤리적인 희망의 메시지로 먹먹한 여운을 남긴다.

‘괴물’ 스틸. 사진 I NEW
매번 논쟁적인 소재를 고른 고레에다 감독은 이번엔 성소수자 문제를 건드렸다. 남과 다른 정체성을 ‘돼지 뇌를 이식했다’는 말로 표현한 것에 대해 “‘남자답게’나 ‘평범하게’란 말처럼 상대에 상처를 주려 했던 말이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겐 폭력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플롯을 읽었을 때 정면으로 퀴어 소년을 그려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스태프에게 공부하게 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섬세한 연출과 대응이 필요해 아이들을 연기시키는 데도 새로운 노력이 필요했다. 즉각적인 작업보단 미리 각본을 주고 이해하게 했고, 그다음 성 정체성, LGBTQ에 대해 보건교육 전문가를 불러서 교육받게 했고 촬영 현장에도 전문가를 불러서 신체접촉, 심리 표현하는 데 있어서 문제가 없도록 참관하면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 외적으로 아이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방식으로 연출하려고 프로듀서와 함께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숙제는 많이 남아 있고 개선할 지점은 있겠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사진 I NEW
고레에다 감독은 “‘괴물’이란 작품은 그 어느 때보다 모든 스태프들이 최고의 능력을 발휘해줬다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사카모토 유지 각본가가 써준 힘이 컸다고 생각한다. 두 주연 배우의 매력과 호연도 대단했다. 그 시너지 덕분에 한국 관객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게 아닌가 싶다”며 겸손하게 공을 돌렸다.

이어 “개봉한지 꽤 지났는데 여전히 뜨거운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최근 한국의 관객들과 만났는데 연령층이 젊다고 느꼈다. 선물도 정말 많이 받았다. 전반적으로 영화를 사랑하고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들의 에너지가 젊고 활력이 넘치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일본 영화가 한국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실감한다. 30년 가까이 오래도록 이 일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 점이 큰 것 같다. 이전 환경을 생각하면 이와이 슌지 감독님이나, 이누도 잇신 감독님이 한국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계셨다. 그 분들이 일본 영화를 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한국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2022년에는 영화 ‘브로커’의 메가폰을 잡으며 국내 투자배급사인 CJ ENM과 협업했다. 한국 배우 송강호, 강동원, 배두나, 아이유 등과 함께 했다.

‘한국에서 또 한 번 작품을 할 생각이 있느냐’라고 묻자, “아직 비밀”이라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그는 이어 “아직 구체화된 건 없지만 실현되길 원하는 기획이 많다. 그 가운데 또 다시 한국 배우들과 함께 하고 싶은 계획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브로커’를 만들며 한국에서 많은 걸 경험했는데 촬영 환경이 일본보다 잘 갖줘져 있었어요. 풍요롭고 매력적이고 창의적이고요. 젊은 스태프가 씩씩하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노동시간 관리를 포함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었어요. 폭력적인 부분에서도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생각해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진다면 누구와 함께 하고 싶을까. 그는 “이름을 몇 개 거론하면 이름만 퍼져서 다른 분들 오퍼하기 힘들어질 것 같은데 일단은 많이 있다는 정도로만 말씀드리겠다”고 답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김다미 한예리 배우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매력적인 분들이 정말 많지 않나. 가능성이 있다면 함께 해보고 싶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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