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대목은 옛말" 명절 앞두고도 한산한 청주 한복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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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대목은 다 옛말이에요. 명절이라고 누가 한복을 찾나요."
설 명절을 앞둔 6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복문화의 거리는 오가는 발길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바로 옆 시장과는 달리 이곳 한복거리 상인들은 한 가게에 모여 함께 차를 마시거나 가만히 앉아 하염없이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주 한복문화의 거리는 지난 1950년 후반부터 한복집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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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꾀해야 하는 시점…디자인적 변경 고려해야"
[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설 대목은 다 옛말이에요. 명절이라고 누가 한복을 찾나요."
설 명절을 앞둔 6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복문화의 거리는 오가는 발길 없이 한산한 모습이었다. 명절을 맞아 울려야 할 호객 소리 대신 적막함만 가득했다.
이곳에서 만난 한복집 직원 A(54·여)씨는 "한복 산업은 사실상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다"며 "한복시장에서 설 특수는 코로나19와 함께 사라진 지 오래"라고 했다.
분주하고 시끌벅적한 바로 옆 시장과는 달리 이곳 한복거리 상인들은 한 가게에 모여 함께 차를 마시거나 가만히 앉아 하염없이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청주 한복문화의 거리는 지난 1950년 후반부터 한복집이 하나둘씩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곳이다. 유사 점포들이 밀집돼 있어 한때 서로 경쟁이 치열했지만, 현재는 십여 곳의 한복집만이 남아 실낱같은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고 한다.
A씨는 "한때 명절을 앞두곤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지만, 이젠 하루에 한 벌이라도 팔면 다행"이라며 "한복에 큰 의미를 두지 않다 보니 한복을 찾는 발걸음도 뜸한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복 업계가 위기를 맞은 이유는 복합적이지만, 시대적 흐름이 가장 크다고 한다.
명절, 결혼식, 환갑 등 예복 용도로 쓰이는 한복은 현대 사회에선 행사가 끝나면 방치되는 일이 다반사다. 다시 한복을 꺼내 입었을 땐 체형이 변했거나 유행이 지나 있다.
이곳에서 한복 도매업을 하고 있다는 B(50)씨는 "결혼을 해도 폐백을 안 하는 경우가 많고, 환갑이나 칠순 잔치에서도 한복을 찾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한복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며 "한복은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이 강해 사실상 장롱 속 애물단지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예비 부부들 사이에선 한복을 맞추거나 대여하기 보단 그 돈을 아껴 가전 또는 신혼여행 등에 투자하는 게 더 실속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오는 10월 결혼 예정인 C(32·여)씨는 "양가 어머님들의 한복만 대여했다"며 "요즘은 폐백은 하지 않는 분위기다 보니 한복 없이 드레스만 입고 예식을 치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복의 기존 방식을 고집하기 보단 변화를 꾀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2022년 한복 산업 실태조사를 보면 한복 구매자의 주 용도인 '예복'의 비중이 감소하는 등 용도가 상이함에 따라 디자인적 변경이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sh012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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