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 보강 시급한 SF와 SD, 팀 찾는 류현진···서로 웃을 수 있을까

윤은용 기자 2024. 2. 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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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메이저리그 30개 팀들이 시즌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스프링캠프를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팬들이 기다리는 류현진(37)의 계약 소식은 여전히 들려오지 않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미국 매체들은 여전히 류현진이 매력 있는 선수로, 그를 원할 수 있는 팀들이 많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류현진의 행선지가 될만한 팀으로 언급된 팀만 꼽아도 열손가락이 모자란다.

그중에서도 가장 눈길을 끄는 두 팀이 있으니, 바로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다. 각각 이정후와 김하성이 뛰고 있는 이 팀들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두 팀 모두 선발 투수, 그것도 로테이션의 후미를 맡아줄 4~5선발 보강이 시급하다. 샌프란시스코는 1선발 로건 웹을 제외하면 전부 물음표가 붙은 선수들로 로테이션을 꾸려야 할 형편이다. FA로 영입한 조던 힉스는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지만 올해 불펜에서 선발로 전환하고, 트레이드를 통해 시애틀에서 데려온 로비 레이는 사이영상 이력이 있긴 하나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은 관계로 후반기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베테랑 알렉스 콥은 엉덩이 수술을 받아 6월 이후에나 복귀할 수 있다.

류현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이 장기 계약이 아닌 단기 계약을 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매력적인 포인트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겨울 이정후 영입을 제외하면 큰 규모의 계약이 없었다. 즉 돈을 충분히 쓸 수 있는 상황인데, 선발 로테이션 뿐 아니라 내야 보강도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큰 계약을 남발할 수 없다. 샌프란시스코는 현재 FA ‘빅4’ 중 하나로 꼽히는 맷 채프먼과 연결되고 있다. 류현진을 적당한 가격에 1~2년 기간으로 붙잡을 수 있다면 다른 포지션 보강은 물론, 선발 로테이션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 역시 샌프란시스코 못지 않게 4~5선발이 급한 팀이다. 샌디에이고는 지난해 선발 로테이션을 이룬 투수들 가운데 블레이크 스넬, 세스 루고, 마이클 와카, 닉 마르티네즈 등이 이탈하며 로테이션에 큰 구멍이 생겼다. 추가보강이 없다는 전제 하에 이번 시즌 예상 로테이션은 다르빗슈 유와 조 머스그로브가 원투펀치를 이루고 랜디 발라스케스, 페드로 아빌라, 마이클 킹처럼 선발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들이 나머지 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보기에도 안정감이 떨어진다.

가뜩이나 재정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샌디에이고 입장에서는 돈을 헤프게 쓸 수 없는 상황이다. 고우석과 마쓰이 유키, 완디 페랄타를 영입해 조시 헤이더가 빠져나간 불펜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채운 샌디에이고는 스넬처럼 구위는 확실하지만 위험성이 높고 비싼 투수보다는, 류현진처럼 가성비가 좋은 선발 투수에게 집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나 샌디에이고 모두 목표는 ‘타도 다저스’다. 이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 속한 팀들의 숙명이기도 하다. 역사상 가장 비싸고 화려한 로스터를 꾸린 다저스를 넘어야 포스트시즌 그 이상도 바라볼 수 있다.

다저스는 오타니 쇼헤이에 프레디 프리먼, 맥스 먼시, 제임스 아웃맨 등 좋은 왼손타자들이 많다. 지난해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에 시즌을 마감했으나 올해 다시 복귀할 것으로 보이는 내야수 개빈 럭스 또한 왼손 타자다. 왼손 투수인 류현진이 충분히 이점을 가질 수 있다.

류현진은 다저스 시절,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28승(14패) 평균자책점 2.62로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샌프란시스코의 홈구장인 오라클 파크와 샌디에이고 홈구장 펫코 파크에서도 강했다. 오라클 파크에서 6승3패 평균자책점 2.58, 펫코 파크에서 3승 평균자책점 1.38을 기록했다. 익숙한 곳에서 미국 생활의 마무리를 안정적으로 장식하는 것. 류현진이 가장 원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류현진. 게티이미지코리아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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