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탈락으로 증명된 '무능력'…클린스만, 더 이상 남을 이유 없다

알라이얀(카타르)=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2024. 2. 7.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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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역대 최고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아시아 정복에 나섰지만, 결과는 참사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을 앞세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정상에 오를 적기라른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악전고투를 거듭했다.

조별리그에서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참 낮은 팀들을 상대로도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 결과 역대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다인 6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다.

특히 FIFA 랭킹 23위인 한국은 무려 107계단 아래인 130위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 3-3 무승부를 거둬 팬들의 뭇매를 맞았다. 상대가 약체임을 감안하면 패배나 다름 없는 결과였다.

일단 16강에 올랐으나 조 2위(1승2무·승점 5)에 그친 데 대해 결코 만족할 수 없었다. 조 1위에 오르면 D조 2위인 일본과 16강에서 만나는 대진이었는데, 외신들은 "일본을 피하기 위한 전략이었냐"라며 조롱 섞인 비난을 쏟아냈다.

마음 급해진 클린스만 감독. 연합뉴스

한국은 온갖 수모를 겪고 토너먼트로 향했고, 16강에서 F조 1위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났다.

사우디전 역시 졸전이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선제골을 내준 뒤 종료 직전까지 0-1로 끌려갔다. 하지만 조규성(미트윌란)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기사회생했고, 승부차기에서는 '수문장' 조현우(울산 HD)의 눈부신 선방에 힘입어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력에 대한 아쉬움은 남았으나, 일단 8강에 진출한 만큼 비난 여론은 잠시 사그라들었다.

8강전 상대는 호주, 탄탄한 피지컬을 앞세운 '짠물 수비'를 자랑하는 팀이다. 16강전까지 4경기에서 단 1실점만 기록할 만큼 빈 틈이 보이지 않았다.

한국은 호주와 8강전에서도 고전했고, 전반 41분 선제골을 내주며 위기에 몰렸다. 그런데 이번에도 후반 종료 직전 손흥민이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키커로 나선 황희찬(울버햄프턴)이 득점에 성공해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결국 한국은 연장 전반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터져 다시 한 번 역전승을 일궜다.

손흥민 위로하는 클린스만. 연합뉴스

결과가 승리였던 만큼 '명승부'라 부를 만했다. 이에 축구 팬들은 '좀비 축구', '극장 축구' 등의 호칭을 붙였다.

실제로 한국은 매 경기 극적인 승부를 거듭했다. 조별리그 2차전부터 4경기 연속으로 후반 추가시간 득점에 성공해 준결승까지 올랐다. 연거푸 믿기지 않는 기적적인 승리를 선사했다.

하지만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는 기적이 이어지지 않았다. 경기 내내 끌려가며 고전했고, 그 결과 0-2로 참패했다. 유효 슈팅을 1개도 기록하지 못하는 졸전 속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동안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를 수습하지 않은 채 선수들의 실력에 의존한 탓에 결국 참사가 벌어졌다. 앞서 요르단과 상대 전적에서 3승3무를 기록 중이던 한국은 이날 사상 첫 패배를 당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반드시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대회 기간 부진에도 "비판은 결과가 나온 뒤 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역대 최고 전력을 이끌고도 준결승에서 탈락한 것은 실패라 봐도 무방하다.

이에 클린스만 감독의 퇴진 여론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오히려 2026 북중미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만 할 뿐, 사퇴에 대한 언급은 일절 하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금 당장 해야할 것은 대회를 분석하며 잘된 점과 부족한 점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2년 반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해야 한다. 이번 대회를 되돌아보고 다음 단계를 준비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것은 '무능력'뿐이다. 특색 없는 전술 탓에 선수들이 역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이런 지도자에게 앞으로도 대표팀 지휘봉을 맡겨도 될지 의문이다.

알라이얀(카타르)=CBS노컷뉴스 김조휘 기자 startjoy@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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