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인터BU] 입술 꾹꾹, 눈물 참으려 침묵→ 이 악문 이강인 "진 것은 팀, 나를 질타하라"

(베스트 일레븐=알 라얀/카타르)

대회 마지막 경기를 아쉽게 마친 이강인은 차오르는 눈물을 참기 위해 애썼다. 그리고는 다른 선수들과 감독 대신, 자신을 탓하라는 말을 남겼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 새벽 0시(한국 시각) 알 라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 나섰다. 후반 8분 야잔 알 나이마트, 후반 21분 무사 알 타마리에 연속 실점한 한국은 2점 차를 끝내 뒤집지 못하고 0-2 패배를 당해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강인은 이번 대회 한국에 가장 많은 골을 안긴 실질적 에이스였다. 바레인과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멀티 골을 터트렸고, 말레이시아와 조별 3차전에서도 1득점을 추가해 대회 득점 순위 TOP 3에 이름을 올렸다.

조별 리그와 비교해 토너먼트에선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그럼에도 매 경기 주요 스탯에서 수위에 오르면서 숨은 영웅으로 제 몫을 해냈다.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대회를 마감한 이강인은 아쉬움이 많이 남는 듯했다. 경기 후 믹스트존 인터뷰를 위해 취재진 앞에 멈춰 선 그는 수 초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입술만 꾹 깨문 이강인은 잠시 후 "음…"이라고 망설이다 울먹이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먼저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그라운드에서 같이 싸워준 동료들도 그렇고, 경기를 뛰지 못한 선수들도 항상 한 팀이 되어 도와줬다. 정말 감사하다. 우리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그리고 지금도 믿어준 감독님과 코칭 스태프께도 감사하다."

모든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한 이강인은 비판과 비난 대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할 시간이라고 짚었다. 그는 "지금 당장은 한 선수, 감독님, 질타할 시기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 축구가 더 발전할 수 있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지 생각하고 발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나도 그렇다"라고 말했다.

자기 반성도 뒤따랐다. "이번 대회를 하면서 많이 느꼈다. 많이 발전해야 하고, 아직 부족하다. 다시 한번 되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돌아볼 것이다. 앞으로 정말 많은 점이 바뀌어야 할 것 같다. 내가 첫 번째로 바뀌기 위해 노력하겠다. 발전하기 위해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시고, 기대하신 축구 팬들께 죄송하다. 앞으로 더 발전한 모습, 더 팬들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해야 할 것 같다."

축구 발전과 변화를 이야기한 이강인은 "한두 가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부분에서 발전해야 하고 바뀌어야 한다"라며 "지금 많은 분께 부탁드리고 싶은 게 있다면, 어느 한 선수를 질타하지 말고 누군가 질타하고 싶다면 나를 질타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어느 선수를 질타하고, 감독님을 질타하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경기에서) 진 건 팀이다.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은 팀이다. 개인적으로 질타 받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팀 동료, 코칭스태프, 특히 감독님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라며 미안한 마음을 전하며 인터뷰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