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ON]'황금세대'로 '우승 공수표', 논란 가득 '클린스만호'의 몰락 '64년 만의 亞 정상 실패!'
[알라이얀(카타르)=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황금세대'로도 우승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시작부터 논란이었던 '클린스만호'는 4강에서 짐을 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 0대2로 완패했다. 1960년 이후 64년 만의 '정상 탈환'을 꿈꿨던 한국의 도전은 준결승에서 막을 내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손흥민(토트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이강인(파리생제르맹) 등 유럽 빅 리그에서 뛰는 선수가 즐비했다. 특히 손흥민이 이끄는 공격진은 역대급으로 꼽혔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각각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여름 덴마크 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조규성은 전반기 8골-2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한국은 최상의 분위기 속 아시안컵에 출격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전 1대0 승리를 시작으로 무패를 달렸다.
뚜껑을 열었다. 한국은 조별리그 E조에서 '한 수 아래' 팀들을 상대로 '혼쭐'이 났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선 1-0으로 앞서다 1-1 동점을 허용했다. 이강인이 혼자 2골을 넣는 '원맨쇼'를 펼치며 3대1로 승리했다. 2차전에선 요르단과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1-2로 밀리다 경기 막판 상대의 자책골로 패배를 면했다. 3차전에선 말레이시아와 3대3으로 비겼다. 3-2로 앞서다 경기 종료 직전 극장골을 허용했다.
16강전에선 사우디아라비아와 격돌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스리백'이란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통하지 않았다. 후반 황희찬 조규성 박용우 등을 투입하며 포백으로 전환, 사실상 실패를 인정했다. 한국은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 가까스로 승리를 챙겼다.
한국은 8강에서도 호주에 고전했다. 전반 점유율은 70%로 무척 높았지만, 슈팅은 단 하나도 없었다. 호주가 6개의 슈팅(유효슈팅 2)을 날리는 동안 한국은 공만 돌렸다. 수비도 엉망이었다. '클린스만호'는 호주전을 앞두고 더블볼란치 대신 중원을 세 명으로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한국은 중원에서 상대에 밀렸다. 태극전사는 투혼을 발휘했다. 후반 종료 직전 상대 파울로 얻은 페널티킥을 성공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분위기를 탄 한국은 연장전에서 손흥민의 환상 프리킥 득점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우승까지 딱 2승 남은 상황. 4강 상대는 '또' 요르단이었다. 이번 대회 '3위 와일드 카드'로 토너먼트에 진출한 요르단은 이라크(3대2)-타지키스탄(1대)을 잡고 준결승에 올랐다. 요르단은 경기 초반부터 한국을 적극적으로 몰아 붙였다. 전반 45분 동안 슈팅 12개를 날렸다. 유효 슈팅은 4개였다. '빛현우' 조현우(울산)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큰 일이 날 뻔했다.
후반 들어 요르단의 공격은 더욱 거세졌다. 결국 후반 8분 야잔 알나이마트, 후반 21분 무사 알타마리가 연달아 득점하며 환호했다. 한국은 16강 승부차기 혈투, 8강 연장 접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한 것이 눈에 띄게 드러났다. 또한,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경고누적으로 나서지 못한 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탓이 컸다. 결국 한국의 도전은 4강에서 막을 내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2월 부임 이후 줄곧 한국의 '아시안컵 우승'을 외쳤다. 부정적 여론이 있었다. 그는 지도자로서는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무엇보다 클린스만 감독 스스로 신뢰를 깎아버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국내 상주를 약속했다. 하지만 그는 잦은 외유로 논란을 자초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후 9월까지 네 차례나 해외에 나갔다. 6개월 동안 국내에 머문 기간은 67일 밖에 되지 않았다.
논란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파 우선 원칙을 내세우며 K리그를 등한시 했다. K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를 뽑아 놓고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경기를 보지 않으니 활용법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클린스만 감독은 해외 축구 프로그램의 패널로 나섰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등을 평가했다.
무엇보다 경기력이 바닥을 쳤다. 손흥민 황희찬, 세계 최고의 수비수로 꼽히는 김민재, 메시의 대체자로 꼽히는 이강인 등 최고의 선수들을 데리고도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사령탑 데뷔 후 6경기 만에 첫 승리를 신고했다. '한 수 아래' 사우디아라비아를 상대로 졸전 끝 가까스로 1대0 승리를 챙겼다. 역대 외국인 사령탑 가운데 최장 시간 걸린 승전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아시안컵에서도 자신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오히려 최고의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씁쓸하게 퇴장하게 됐다.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알라이얀(카타르)=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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