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 군단 첫 ‘100억대 사나이’… “부담도 있지만 그만큼 행복해요”
3연속 10승 이상 ‘특A급’ 선발
구단 사상 첫 비FA 다년계약
5년 107억… 규모도 역대 최대
“2024년 목표는 하던 대로 하는 것
전 시즌 K/BB 1위 이어가고파
선발진 잘 이끌어 우승 최선”
“부담감에 압박감도 느끼지만, 그만큼 행복하기도 합니다.”
불펜 투구를 마친 뒤 만난 고영표의 얼굴에는 흡족함이 가득했다. 그는 “몸 상태는 너무 좋아요. 기장에 와서 처음으로 제대로 피칭이라고 할 만한 공을 던졌는데, 마음에 듭니다. 부족함도 느꼈기에 잘 채워 가야 할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획득할 수 있었던 고영표는 KT와 일찌감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이 된 그에게는 사실상 KT 종신계약이나 마찬가지다.
군 제대 후 KBO리그로 다시 돌아온 2021년부터 3년 연속 10승 이상, 20회 이상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한 특A급 선발투수인 그가 FA 시장에 나온다면 이번 계약 규모 이상의 금액도 가능했다. 고영표는 “다른 구단들이 저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긴 했죠. 그래도 KT에서 제게 이번에 해준 대우가 아무나 해주는 게 아니니까요. 조건도 좋았기 때문에 이적보다는 KT에서 후배들과 오래오래 야구하려고요”라고 답했다.
고영표 인터뷰에는 같은 사이드암 선발 요원이자 5년 후배인 엄상백(28)도 함께했다. 엄상백은 고영표의 다년 계약 소식에 “어릴 때 같이 운동을 해온 좋아하는 형이 인정을 받았다고 생각하니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해냈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라며 웃었다.
고영표는 엄상백을 바라보며 “오랜 기간 동고동락해온 선후배로서 제가 이렇게 먼저 큰 계약을 했으니 이제 여유를 가지고 (엄)상백이가 흔들릴 때마다 잡아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상백이뿐만 아니라 좌우를 둘러볼 수 있는 입장이 됐으니 투수 후배들을 챙기면서 또 한 번 우승에 도전해야죠”라고 말했다.
고영표의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하던 대로 하는 것이다. 지난 시즌까지 3년 연속 이어져 온 한 시즌 퀄리티스타트 20회 이상과 160~170이닝 이상을 던지는 이닝이터 되기. 고영표는 “평균자책점도 지난 시즌처럼 2점대를 유지하고 싶고, 승리는 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더 하고 싶어요”라고 답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 K/BB(탈삼진 대비 볼넷 비율)가 제가 1위였는데, 이 기록도 챙겨보긴 해요. 제가 어떤 투수인가를 보기 위해서요. 제가 어떤 걸 잘하고, 어떤 부분이 안 좋은지를 보면서 더 좋은 투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죠”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소형준이 돌아오기 전까지 KT 선발진에선 고영표와 엄상백의 ‘사이드암 듀오’가 외국인 원투펀치에 이어 토종 원투펀치가 돼 선발진을 끌어줘야 한다. 둘은 마주 보며 “우리 둘이서 350이닝 이상 던지면 우리 팀 선발진이 잘 돌아간다는 증거 아닐까요. 그렇게 해서 한국시리즈 우승 한 번 더 해보고 싶습니다”라고 당찬 각오를 밝혔다.
기장=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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