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결코 ‘해줘’와 운으로 되지 않는다…요르단전이 준 명확한 교훈 [아시안컵 초점]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2.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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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는 결코 ’해줘‘와 운으로 되지 않는다. 요르단전이 한국 축구에 준 명확한 교훈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0-2로 완패했다.

카타르에서 지난 1960 대회 이후 6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56, 1960) 아시안컵 정상을 노렸던 한국은 이로써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대회 여정을 마치게 됐다. 아시안컵은 2019 대회부터 3-4위전이 폐지됐다.

클린스만호 체제에서 한국 축구는 미래가 없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요르단전에서 자신의 민낯을 보여준 클린스만 감독(왼쪽). 사진(알 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냉정하게 말해 4강까지 진출한 것만 해도 운이 좋았던 한국이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차례도 상대방을 압도한 적이 없었다.

시작은 조별리그부터였다.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 등과 E조에 속한 한국은 첫 상대 바레인을 상대로 3-1 승전고를 울렸지만,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각각 2-2, 3-3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바레인전 승리도 전략적인 승리였다기 보다는 멀티골을 작렬시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개인 기량으로 나온 결과였다.

그동안 재택 근무로 많은 논란을 빛은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가 이 같은 대표팀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상대 팀들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았고,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역량에 기대는 ‘해줘’ 축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불행 중 다행인지 토너먼트부터는 운이 따르며 ‘꾸역승’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56위)와 만난 16강전에서 후반 1분 압둘라 라디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추가 시간 조규성(FC 미트윌란)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승부차기(4-2) 끝에 간신히 승전보를 써냈다. 호주(25위)와 8강전에서도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에게 실점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과 연장 전반 12분 나온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득점으로 간신히 2-1 승리를 완성했다.

이 시기 일각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운장(運將)’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우승을 기대했다. 초반 실점해도 끝내 역전승을 거두는 한국에 ‘좀비 축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요르단전에서 한국이 선제골을 허용하고 있다. 사진(알 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요르단은 한국의 수비진을 철저히 유린했다. 사진(알 라이얀 카타르)AFPBBNews=News1
그리고 이어진 요르단전. 클린스만호는 적나라한 민낯을 낱낱이 드러냈다. 전반 내내 요르단에게 압도당했고, 후반 9분 박용우(알 아인FC)의 실책이 빌미가 돼 야잔 알 나이마트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여기에 후반 21분에는 무사 알 타마리에게 쐐기골까지 헌납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비진이 처참하게 유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특유의 ‘허허 실실’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요르단에 완벽히 밀린 한국은 그렇게 아시안컵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물론 요르단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지만,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황희찬 등 역대 최고라 평가받는 초호화 멤버를 보유했던 클린스만호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불과 1년여 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지휘 아래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축구 강호들과도 대등하게 맞섰던 한국은 이날 슈팅 수(7-17), 유효 슈팅 수(0-7) 등 경기 내용 면에서도 요르단에게 처참히 짓밟혔다. 조현우(울산 HD)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아니었으면 대량 실점도 충분히 나올 수 있었던 ‘졸전’이었다.

아시안컵 시작 전 근무태만 논란으로 많은 비판 및 비난을 받자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결과로 말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에서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우승’이라는 결과도 가져오지 못했다. 요르단전 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사실상 사임을 거부했다고 알려진 클린스만. 이제는 본인의 말조차 지키지 못하는 인물이 돼 버린 모양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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