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는 결코 ‘해줘’와 운으로 되지 않는다…요르단전이 준 명확한 교훈 [아시안컵 초점]
축구는 결코 ’해줘‘와 운으로 되지 않는다. 요르단전이 한국 축구에 준 명확한 교훈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7일(한국시각) 카타르 알 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졸전 끝에 0-2로 완패했다.
카타르에서 지난 1960 대회 이후 64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1956, 1960) 아시안컵 정상을 노렸던 한국은 이로써 뜻을 이루지 못한 채 대회 여정을 마치게 됐다. 아시안컵은 2019 대회부터 3-4위전이 폐지됐다.
시작은 조별리그부터였다. 바레인(86위), 요르단(87위), 말레이시아(130위) 등과 E조에 속한 한국은 첫 상대 바레인을 상대로 3-1 승전고를 울렸지만,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졸전 끝에 각각 2-2, 3-3 무승부를 거두는데 그쳤다. 바레인전 승리도 전략적인 승리였다기 보다는 멀티골을 작렬시킨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개인 기량으로 나온 결과였다.
그동안 재택 근무로 많은 논란을 빛은 클린스만 감독의 존재가 이 같은 대표팀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됐다. 상대 팀들을 면밀히 분석하지 않았고, 전술보다는 선수들의 역량에 기대는 ‘해줘’ 축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불행 중 다행인지 토너먼트부터는 운이 따르며 ‘꾸역승’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56위)와 만난 16강전에서 후반 1분 압둘라 라디프에게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추가 시간 조규성(FC 미트윌란)의 천금 같은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고, 승부차기(4-2) 끝에 간신히 승전보를 써냈다. 호주(25위)와 8강전에서도 전반 42분 크레이그 굿윈에게 실점했지만, 후반 추가 시간과 연장 전반 12분 나온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득점으로 간신히 2-1 승리를 완성했다.
이 시기 일각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에게 ‘운장(運將)’이라는 평가를 내리며 우승을 기대했다. 초반 실점해도 끝내 역전승을 거두는 한국에 ‘좀비 축구’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의 수비진이 처참하게 유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한 채 특유의 ‘허허 실실’ 미소를 잃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요르단에 완벽히 밀린 한국은 그렇게 아시안컵 우승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물론 요르단이 뛰어난 경기력을 보였지만,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황희찬 등 역대 최고라 평가받는 초호화 멤버를 보유했던 클린스만호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불과 1년여 전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의 지휘 아래 2022 FIFA 카타르월드컵에서 우루과이, 포르투갈 등 세계적인 축구 강호들과도 대등하게 맞섰던 한국은 이날 슈팅 수(7-17), 유효 슈팅 수(0-7) 등 경기 내용 면에서도 요르단에게 처참히 짓밟혔다. 조현우(울산 HD)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이 아니었으면 대량 실점도 충분히 나올 수 있었던 ‘졸전’이었다.
아시안컵 시작 전 근무태만 논란으로 많은 비판 및 비난을 받자 클린스만 감독은 대회 결과로 말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클린스만호는 아시안컵에서 형편 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것은 물론, ‘우승’이라는 결과도 가져오지 못했다. 요르단전 후 진행된 공식 인터뷰에서 사실상 사임을 거부했다고 알려진 클린스만. 이제는 본인의 말조차 지키지 못하는 인물이 돼 버린 모양새다.
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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