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줍줍’하다간 본전도 못 건져…떡상할 종목 찾을땐 ‘이것’ 확인을
2000년 이후 성적표 낙제점
마이너스 수익률 비중도 54%
“장기적인 저평가엔 이유 있어
주주환원 확대 꼼꼼히 체크”
그러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시기가 다가올수록 오히려 현금창출력이나 주주환원의지가 중요하지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이유로 무조건 투자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온다.
특히 저PBR 종목 중에선 10년 이상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들도 많아 저PBR 중에서도 주주환원 여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을 선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DB금융투자가 2023년부터 2023년까지 연초에 PBR 1배 미만인 기업 중에서 그해 코스피보다 수익률이 낮은 기업을 분석하니 60%에 달하는 저PBR 종목이 코스피 수익률보다 저조한 성과를 기록했다.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기업 비율도 54%나 됐다.
흔히 기업이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주가가 오랫동안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현상을 ‘밸류트랩(value trap)’에 빠졌다고 한다. 최근들어 이러한 밸류트랩 주식들도 코스피보다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는데, 단순히 PBR이 낮다는 이유로 매수하는 수요가 많은 만큼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2000년 이후 가치주 장세가 펼쳐진 시기도 있었는데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시기가 많았다는 것은 단순히 가치주·자산주가 아니라 거버넌스 문제나 업황 부진처럼 투자자들 관심을 받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업종별로 보면 대부분 은행, 증권, 유틸리티 같은 저PBR업종 중에서 밸류트랩에 빠진 종목들이 많았는데, 반도체나 제약·바이오에서도 밸류트랩 종목들이 나왔다. 예를 들어 PBR이 0.56배인 종근당홀딩스는 2000년부터 코스피보다 더 나은 수익률을 거둔 적은 절반 밖에 안된다.
밸류트랩 종목 가운데서도 올들어 저PBR 종목 찾기에 집중한 투자자들의 매수가 몰려 주가가 크게 반등한 종목이 많다. 태광산업은 2000년 이후로 14년동안 코스피보다 낮은 수익률을 거뒀지만 올 들어서는 30.3%가 상승했다. PBR이 0.32배인 한국전력 역시 그동안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우하향했는데 올 들어서는 7.4% 상승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들어 밸류트랩 종목 중에서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집단지성이 작용하는 시장에서 싼 것을 찾아보면 다 이유가 있다”면서 “초반에는 싸다는 이유만으로 오를지 몰라도 결국 시장은 실적과 실제 주주환원 정책에 주목하게 되니 밸류트랩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밸류업 프로그램 효과로 주가가 올랐던 기업 중에선 주주환원 정책이 실망스럽거나 실적이 기대 이하여서 주가가 다시 원점으로 간 사례도 나온다.
롯데칠성은 서초동 부지가 주목받으며 올 들어 저PBR 장세에서 주가가 상승했다. 그러나 7일 장마감 후 시장 컨센서스보다 70%나 낮은 80억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어닝쇼크’를 내며 주가는 8.86% 하락했다. 반면 적극적인 자사주 소각 정책을 발표한 하나금융지주나 대주주가 교체된 남양유업의 경우는 그동안의 밸류트랩 원인을 해소하면서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기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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