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라행 24세 거포와 고치행 28세 거포…KIA 새 감독 누가 되든 숙제 1순위 ‘잠재력 터트려라’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종국 전 감독도 끝내 이 숙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KIA 타이거즈의 신임감독 선임이 관심을 모으는 건 단순히 KBO리그 최고 인기구단에 사고가 터졌기 때문만은 아니다. 올해 KIA가 최정상급 전력을 갖췄기 때문에, 신임감독이 곧바로 우승감독 타이틀을 달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무시하기 어렵다.
외국인투수 윌 크로우, 제임스 네일의 성공과 부상자 최소화란 절대적 선행과제가 있긴 하다. 그러나 이것만 잘 풀리면 LG 트윈스, KT 위즈의 대항마가 될 가능성이 크다. 선발진이 강해질 것이며, 완전체 타선 위력은 작년 8월 말~9월 초 9연승으로 입증했다. 그리고 작년을 기점으로 불펜 뎁스가 상당히 두꺼워졌다. 포수 문제를 해결했고, 박찬호의 성장으로 센터라인도 강해졌다. 김도영~박찬호~최원준의 시너지로 기동력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KIA 신임감독은 아무런 걱정 없이 지휘봉을 잡기만 하면 될까. 그건 아니다. KIA가 아직도 해결하지 못한 숙제, 차세대 거포 육성 및 정착이다. KIA 타선은 상당한 짜임새가 있지만, 장기적 측면에서 최형우, 나성범을 이을 거포, 클러치히터가 있어야 한다. 현재 주전라인업을 봐도 확실한 홈런타자는 없는 실정이다.
장기적으로 김도영이 이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현 시점에서 KIA가 좀 더 투자해야 할 선수는 역시 변우혁(24)과 황대인(28)이다. 두 사람은 1루 겸업을 준비하는 이우성과 함께 캔버라 스프링캠프에서 올 시즌 1루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다.
KIA의 거포 육성 및 정착에 대한 노력은 조계현, 장정석 전임단장 시절부터 꾸준히 있었으나 결실을 맺지 못했다. 황대인은 2022시즌 129경기서 타율 0.256 14홈런 91타점으로 마침내 잠재력을 터트리는 듯했으나 2023시즌 60경기서 타율 0.213 5홈런 26타점에 그쳤다. 부진과 부상이 겹치면서 1군에서 얼굴을 못 보는 시간이 길었다.
황대인은 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고 재활해왔다. 구단은 황대인이 1군 캔버라 캠프에 가는 것보다 고치 2군 캠프에서 재활과 실전을 병행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황대인으로선 올 시즌 반등하지 못하면 야구인생이 상당히 꼬일 수도 있다. 변우혁이 지난 시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고, 이우성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고치에서 뭔가 가능성을 보여주면 1군에서의 시간은 충분히 확보할 전망이다.
변우혁은 지난 시즌 83경기서 타율 0.225 7홈런 24타점을 기록했다. 부진과 부상이 겹쳐 시즌 절반을 조금 넘게 출전했다. 그래도 타격자세는 꽤 안정적이라는 호평이 잇따랐다. 황대인과 달리 캔버라에서 시즌을 준비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주전 1루수 입성 가능성이 가장 큰 선수라고 봐야 한다. 그러나 변우혁 역시 확실하게 증명한 건 없는 만큼 올 시즌 확실한 성장이 필요하다.
KIA 새 감독이 누가 되든, 두 사람의 잠재력을 터트리는 게 실질적인 1순위 숙제로 보인다. 둘 중 한 사람이라도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KIA로선 큰 도움이 된다. 나아가 새 감독이 불안정한 두 사람을 어떻게 활용하고 경쟁을 붙일 것인지, 그에 따라 어떻게 기용하느냐에 따라 시즌 운영의 스타일, 선수 기용 철학도 자연스럽게 확인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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