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株 과열에…따로 가는 '코스피-코스닥'

이은정 2024. 2. 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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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밸류업'(value-up) 기대에 증시가 들썩이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대형 가치주로 외국인·기관 자금이 쏠리면서, 성장주가 포진한 코스닥이 상대적 약세를 보인 탓이다.

가치주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부안 발표 내용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있고, 성장주는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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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 예고 후 코스피 +5.8% 코스닥 -3.1%
외인·기관 코스피 가치, 개인 코스닥 성장 '사자'
밸류업 발표 내용 따라 가치주도 조정 유의해야
성장주도 변동성 감안 펀더멘털 기반 접근 유효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기업들의 ‘밸류업’(value-up) 기대에 증시가 들썩이는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의 수익률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고 있다. 대형 가치주로 외국인·기관 자금이 쏠리면서, 성장주가 포진한 코스닥이 상대적 약세를 보인 탓이다. 가치주는 금융당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관련 세부안 발표 내용에 따라 조정 가능성이 있고, 성장주는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어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한 지난 17일 직후 18일부터 이날까지 5.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는 3.1% 하락하며 코스피 성과를 대폭 하회했다.

코스피를 끌어올린 주체는 외국인으로 이 기간 5조629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일에는 하루 새 1조9250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낮은 주가순자산비율(PBR) 업종으로 꼽히는 자동차(운수장비)·금융 대형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기관은 3480억원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코스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통상 인덱스 거래를 선호하며, 유동성이 풍부한 대형주를 중심으로 순매수하는 경향이 있다”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주주환원 의지가 높고, 외국인 투자자와의 IR(Investor Relations) 소통이 원활하다는 점도 이유”라고 말했다. 이어 “기관은 코스닥 성장주를 매도하고 코스피 가치주를 매수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외국인·기관과 달리 개인은 코스피 순매도(-5조7990억원), 코스닥 순매수(1조2300억원)를 기록했다. 코스닥 개인 순매수 상위에는 기업공개(IPO) 새내기주를 비롯해 2차전지 관련주인 엔켐(348370), 에코프로비엠(247540)과 바이오주인 알테오젠(196170) 등이 이름을 올렸다. 엔켐 외 에코프로비엠은 23.4%, 알테오젠은 12.0% 하락했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기관의 저PBR 종목 매수세가 워낙 단기간에 강해져, 개인이 관련주를 순매수했더라도 상대적인 영향에 순매도로 기록됐을 것”이라며 “또한 국내 개인의 투자 성향이 주가 변동 폭이 제한적인 가치주보다는 반도체, 2차전지 등 성장주를 선호하는 경향도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대체로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운용 방안을 발표하는 시점을 앞두고 당분간 저PBR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옥석 가리기’와 함께 실제 세부 정책 내용에 따라 가치주의 주가 흐름이 달라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 연구원은 “이번 ‘밸류업’을 계기로 주주환원 확대, 상속세 이슈로 주가 부양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던 기업에 대한 행동주의 펀드 관여, 배당·세제 개선이 나타난다면, 저평가 가치주의 상승과 함께 증시 ‘레벨 업’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다만 실제 발표될 정책이 실질적으로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가치주 조정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가치주의 급등세는 향후 주주환원 확대를 위한 높은 수익성·환원율 등 복합적 접근보다는 밸류에이션 단일 기준에 따른 쏠림이 커 보인다”며 “가치주는 실제 주주환원 움직임이 확대될 기업으로 선별 접근하면서, 성장주도 가치주 관심 속 변동성을 감안해 펀더멘털 기반 접근이 유효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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