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기 난사범 母, 과실치사 혐의 유죄 인정 됐다
총기를 난사해 다수의 사상자를 낸 고등학생의 어머니에게 법원이 6일 과실치사를 인정해 유죄를 선고했다. 학교 총격범 뿐만 아니라 부모가 살인죄로 유죄를 선고받은 최초의 사례다. 부모가 아들의 폭력성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부모로서 관심을 더 기울이지 않은 것도 사고의 원인이 되며 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이날 미국 미시간주 오클랜드 카운티 법정에서 총기 난사범 이선 크럼블리의 어머니 제니퍼 크럼블리의 과실치사 혐의 4건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이선은 2021년 11월 30일 디트로이트 북부 교외 도시 옥스퍼드의 옥스퍼드 고등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4명의 사망자와 7명의 부상자를 냈다.
12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들은 이날 이선의 총에 맞아 숨진 학생 4명과 관련해 각각 1명씩 총 4건의 과실치사 혐의가 제니퍼 크럼블리에게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남편 제임스 크럼블리도 오는 3월 같은 혐의에 대해 별도로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선의 아버지 제임스는 총기 사건 며칠 전 아들에게 권총을 사줬고 어머니 제니퍼는 아들을 사격장에 데리고 가 연습을 시켰다. 사건 당일 학교에서는 이선이 총기와 피해자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이상한 행동을 보여 부모를 불러 의학 상담을 받아야 한다고 했지만, 이들 부부는 권고를 무시하고 아들을 방치했다. 사건 발생 약 2시간 전 이선이 수학 문제지에 ‘사방에 피’라는 글을 쓰는 등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선은 1급 살인테러를 포함해 24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해 말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을 수사한 마크 키스트 오클랜드 카운티 검사는 이선의 범행에 부모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검사는 “이 모든 일을 막을 수 있었지만 비극적이게도 작고 쉬운 일을 부모가 하지 않았다”고 했다. 제니퍼의 변호인은 “총기를 부적절하게 보관한 남편, 아들의 행동 문제를 알리지 않은 학교, 공격을 계획하고 실행한 이선 자신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배심원단은 검찰 손을 들었다.
이날 선고는 미국에서 청소년에 의한 총기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상황에서 부모의 책임 문제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총기 규제 단체들은 이번 조치가 가정 내 안전장치가 없는 무기의 위험성을 부모에게 알리는 방법”이라고 환영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야구 방망이’ 같은 다른 치명적인 물건으로 청소년이 살인했을 경우에도 부모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선고 공판은 4월 9일로 예정돼 있다. CNN은 “제니퍼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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