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부천에 핀 부동산 '몰락의 꽃'…원인 알아보니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최근 경기도 부천시의 한 주상복합 건축물에서 229개 물건이 한꺼번에 공매로 올라와 공매정보 지도엔 붉은색 공매물 표시가 거대한 카네이션 모양으로 펼쳐졌다.
셀 수도 없을 정도로 많은 공매물 표시가 화면을 뒤덮자 이를 본 누리꾼들은 "소름 돋는다" "핵폭탄이 터진 것 같다" "애먼 피해자만 속출하는 것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는 한편, 사태의 원인에 대한 궁금증을 표출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분양 참패로 공사비 못내…전세사기는 무관
부동산 침체, 상권몰락, 고분양가등 겹악재
유사 사례 잇따를듯…"자산가치 하락 주의"
6일 이데일리가 찾은 부천역 일대는 먹구름이 짙게 껴 있었다. 입춘을 잊은 듯 찬바람이 세찬 가운데, 노상에는 허름한 차림의 노인 5명이 이른 낮부터 술판을 벌이고 있었다. 낡은 상가들 1층은 곳곳이 휑하게 비어있었고 통유리 너머로는 치우다 만 인테리어 잔해와 색바랜 ‘임대문의’ 안내문만 비쳤다.
문제의 부천시 심곡동 주상복합 건물은 부천역에서 걸어서 불과 5분 거리에 있다. 지상 20층 규모의 이 건물은 아파트 56세대, 오피스텔 60실, 도시형생활주택 140세대, 근린생활시설 10개 호실로 구성됐고 지난해 2월 완공과 함께 입주를 시작했다.
초역세권의 강점을 갖췄는데도 분양이 참패한 원인은 전반적인 부동산 경기 침체, 부천역 상권의 몰락, 고금리 및 공사비 증가로 인한 고분양가 등 악재들이 겹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부천역은 한때 부천을 대표하는 상권이었지만 코로나 팬데믹 사태와 경기 침체를 겪으면서 상권이 가라앉았다.
다만 이러한 대규모 미분양 사태는 비단 부천 지역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작년 1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2489가구로 전월보다 7.9% 늘었다. 준공 후 미분양은 1만8576가구로 전년 동월 대비 44.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수록 분양수익을 거두지 못한 시행사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실패하고, 공매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사례는 전국에서 속출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 경매 분야 전문가는 “건물이 공매에 올라가는 것 자체로 이미 입주한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피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공매 과정에서 자산가치가 떨어질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용 딸 이원주씨, 인턴 취직한 '단체'는?
- "시원하냐"...사형 선고에 박수친 살인범, 무기징역 감형
- "성매매 'VIP고객' 바이든 아들"…美 한인 성매매 고객 명단 공개하나
- "강아지 안고 있던 이유는"...'만취 벤츠' DJ, 옥중 사과
- 술 취해 행인 때려 죽이고, `심신미약` 주장한 남성…징역 5년
- 만삭 며느리 살해한 시어머니, 이유는…[그해 오늘]
- [르포]쌓이는 물량·쏟아지는 민원..설 앞둔 택배기사들의 눈물
- 이부진, 마이크 잡고 ‘사랑으로’ 열창…어떤 행사였길래?(영상)
- 비비 "송중기가 휴대전화 최신 기종 사줬다"
- "팬심 이용한 성폭행"…檢, 아이돌 출신 `힘찬` 집행유예에 항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