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편 안들었다가 보복 당할라” 떠는 미 공화당 인사들
헤일리·디샌티스 등 당내 경쟁자 편 드는 인사들 위협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1월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그의 재선 도전을 지지하지 않은 공화당 내 인사들이 트럼프의 ‘보복’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6일 보도했다. 트럼프는 그간 자신을 지지하지 않거나, 경쟁자를 돕는 인사들은 응징하겠다고 해왔는데, 대선 레이스가 궤도에 오르면서 트럼프의 ‘위협 수위’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공화당 대선 후보를 놓고 경쟁 중인 니키 헤일리 주지사에게 자금을 기부하는 인사들은 향후 “매가(MAGA) 캠프에 들어오는 것이 영원히 금지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MAGA는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이라는 뜻으로, 트럼프의 대선 슬로건이자 그의 강성 지지층을 뜻한다. WP는 “한 트럼프의 최측근은 지금은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지했던 밥 굿 연방하원의 경력을 파괴하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며 “트럼프 캠프는 또한 공화당 후보 경선 과정에서 경쟁자를 위해 일했던 전직 보좌관들을 비난했다. 또 “연방의원들에겐 ‘트럼프가 언제 나를 지지했는지 정확히 기억할 것’이라고 말하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선거팀은 2020년 대선 때 트럼프 선거팀에서 일했지만, 작년에 디샌티스 주지사 선거팀으로 간 인사를 ‘배신자’로 규정했다. 말을 듣지 않은 한 전직 보좌진에게는 고인의 명복을 빌 때 사용하는 표현인 ‘RIP’(Rest in Peace·편히 잠드소서)라는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공화당의 고위 인사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의장으로 취임한 직후 정치컨설팅 회사 ‘액시엄(Axiom Strategies)와 일하지 말라는 경고를 트럼프 측 인사로부터 받았다. 존슨 의장이 고용한 컨설턴트가 액시엄 소속인데 이 회사가 디샌티스 주지사의 자문에 응했기 때문이다. WP는 “트럼프가 공화당의 충성도가 부족하다고 주변에 자주 불만을 토로했으며 민주당보다도 자신을 비판한 공화당 인사들에게 더 화를 낸다”고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당선되면 트럼프가 1월 6일 의회 폭동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를 바로 내보겠다고도 주위에 말한 것으로전해졌다. 자신이 임명했지만 이후 자신에 대한 수사를 진행한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도 해임하겠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다만 일부 트럼프 측근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잔인하면서도 거래 지향적이라 자신에게 도움 될 경우 오랜 적도 금방 용서하는 경우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디샌티스 주지사가 지난달 21일 경선을 포기하자 “‘디생티모니어스(DeSanctimonious)’라는 그의 별명은 공식 은퇴”라고도 했다. ‘디생티모니어스’는 트럼프가 디샌티스를 비하하려고 그의 이름 앞부분과 독실한 척한다는 뜻의 단어 ‘sanctimonious’를 합친 것으로, 디샌티스가 사퇴하고 트럼프 지지로 돌아서면서 더 이상 그를 공격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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