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환하게 웃은 클린스만 “사퇴 생각해본 적 없다”
한국 선수들은 7일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멈춰 있었다. 요르단과 아시안컵 4강전에서 0대2로 무기력하게 패배한 뒤였다. 정우영(25·슈투트가르트)은 한동안 쓰러져서 일어나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은 약 10분 가량을 발 조차 떼지 않고 멈춰서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눈시울이 붉어진 손흥민은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죄송하다”고만 5번을 말했다.
그 때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감독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요르단 감독과 코치, 경기 진행 요원들과 악수하면서 웃으면서 대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손흥민을 안아줄 때는 표정이 굳었지만, 위로를 마친 뒤에는 다시 평소처럼 미소를 지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에 대한 질문에 “오늘 같이 상대가 더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 축하해 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을 한다”라며 “상대가 잘했을 때 그걸 우리가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데도 웃으며 축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대회 전 클린스만 감독은 “결과로 평가해 달라”고 했다. 그러나 이날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3위 한국은 64계단 밑에 있는 87위 요르단에 경기 내내 끌려 다녔다. 후반 8분, 후반 21분 연속으로 골을 먹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지금까지 6번 만나 3승3무로 무패를 거둔 요르단을 상대로 패했을 뿐만 아니라, 유효슈팅을 1개도 성공시키지 못하는 굴욕을 면치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해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 같다’는 말에 “생각해 본 적 없다”며 “한국으로 돌아가 이번 대회 잘했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던 클린스만호는 4강에서 짐을 싼다. 클린스만 감독은 “너무 아쉽고, 화가 난다. 오늘 요르단 선수들이 명확하게 경기를 이기고 싶다는 투쟁심을 보여줬다. 우리가 오늘 경기에 진 이유는 분명히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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