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드라마도 결국 엔딩이 있다’, 6경기 중 5경기서 상대에 끌려가 [아시안컵]

허윤수 2024. 2. 7.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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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을 노리는 팀이 상대에게 끌려가기만 해선 목표를 이룰 수 없다.

거듭된 극적인 승부에 해외 팬들은 클린스만호를 향해 "진정한 K-드라마"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기롭게 64년 만에 우승을 외쳤던 클린스만호는 우승 후보 중 한 팀임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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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4강서 요르단에 0-2 충격 패
결승 진출 실패하며 우승 꿈도 물거품
6경기 중 5경기에서 끌려가며 쫓아가기 바빠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에서 0-2로 패배한 손흥민이 아쉬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시안컵 4강전 한국과 요르단 경기. 요르단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선취골을 내준 후 한국 손흥민이 공을 들고 하프라인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정상을 노리는 팀이 상대에게 끌려가기만 해선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추격자 역할만 하던 클린스만호가 덜미를 잡혔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무릎을 꿇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 도전 꿈도 물거품이 됐다. 또 2004년 7월 요르단과 첫 대결을 펼친 이후 20년 만에 첫 패배를 당했다. 상대 전적은 3승 3무 1패가 됐다.

반면 한국을 꺾은 요르단은 최초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오는 11일 오전 0시 이란-카타르 승자와 아시아 정상 자리를 두고 다툰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경기 막판 뒷심을 보였다. 시작은 요르단과의 조별리그 2차전이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선제골로 앞서가던 한국은 연거푸 2골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겨우 한숨 돌렸다.

3차전 말레이시아전도 비슷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선제골이 나왔으나 역전을 허용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종료 직전 실점하며 무승부에 그쳤다.

토너먼트에 들어서도 달라지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에선 선제 실점했다.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조규성(미트윌란)의 동점 골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승부차기에서 승리했다. 호주와의 8강전에서도 또다시 선제 실점했고 경기 막판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연장전에 돌입했다. 이후 연장 전반 손흥민의 프리킥 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거듭된 극적인 승부에 해외 팬들은 클린스만호를 향해 “진정한 K-드라마”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팬들은 개학 직전 밀린 방학 숙제를 하는 것 같다며 ‘방학 숙제 축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은 4강전에서도 리드를 내줬다. 후반 8분 박용우(알아인)의 패스가 무사 알타마리에게 끊겼다. 알타마리의 패스를 받은 야잔 알나이마트가 툭 찍어차며 조현우(울산HD)를 뚫어냈다. 이번엔 반전이 없었다. 한국은 후반 21분 알타마리에게 추가 실점하며 그대로 주저앉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호기롭게 64년 만에 우승을 외쳤던 클린스만호는 우승 후보 중 한 팀임이 분명했다. 그러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끌려가는 흐름만 반복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4강전까지 6경기 중 5경기에서 우위를 내준 채 뒤쫓기에 바빴다. 상대에 리드를 내주지 않은 건 바레인과의 조별리그 1차전 단 한 경기에 불과했다.

맹렬한 추격자였던 한국은 반복된 흐름에 지쳤다. 스코어상 우위를 점하지 못하니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없었고 상대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밖에 없었다. 이미 모든 걸 쏟아부었기에 정작 힘을 내야 할 때 쓸 에너지가 없었다. 우승을 노리는 팀의 자격이 되지 않았다.

승리라는 결과에 좋은 포장이 더해졌으나 한계가 있었다. K-드라마에도 엔딩이 있었고 방학 숙제를 마치지 못한 채 개학이 다가왔다. 쫓아가기만 해선 정상에 설 수 없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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