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PRESS] 패배에도 웃은 클린스만, 사실상 사임 거부..."한국 가서 분석 예정, 많이 배운 대회"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많이 배운 대회였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6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FIFA 랭킹 87위)에 0-2로 패했다. 요르단은 사상 첫 4강에 이어 사상 첫 결승에 올라,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4강에서 끝내게 됐다.
한국은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손흥민, 황희찬, 이강인, 이재성, 황인범, 박용우,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조현우가 출격했다. 지난 8강 호주전과 비교해서 조규성, 김민재(경고 누적) 대신 이재성, 정승현으로 대체됐다. 벤치에는 이기제, 김진수, 홍현석, 조규성, 송범근, 이순민, 문선민, 박진섭, 정우영, 오현규, 김지수, 양현준이 이름을 올렸다.
요르단은 3-4-2-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야잔 알 나이마트, 마흐무드 알 마르디, 무사 알 타마리, 모하메드 아부 하시시, 누르 알 라와브레, 니자르 알 라쉬단, 이산 하다드, 바라 마리, 야잔 알 아랍, 압달라 나시브, 야지드 아부 라일라가 출전했다.
한국은 요르단보다 체력 면에서 리스크가 존재했다. 한국은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연장 및 승부차기, 8강 호주전에서 연장전을 치렀다. 반면, 요르단은 16강 이라크전, 8강 타지키스탄전에서 모두 90분 경기를 펼쳤다.
체력 저하가 눈에 띄었고, 패스 미스로 인한 실점으로 무릎을 꿇어야했다. 후반 8분, 박용우의 백 패스 미스로 속공을 허용했고, 알 나이마트가 문전 로빙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후반 21분에는 황인범이 중원에서 패스 미스를 했고, 알 타마리가 잡아낸 뒤 페널티 아크에서 슈팅했다. 공은 파 포스트 구석으로 절묘하게 날아가 꽂혔다.
조현우의 슈퍼 세이브가 있었음에도 2실점이나 허용했다. 전반 4분, 황인범이 공을 뺏겼고 가로챈 알 라쉬단이 과감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이를 조현우가 몸을 던져 쳐냈고, 공은 골문 밖으로 나갔다. 전반 17분에는 센서 서클에서 박용우가 볼을 놓쳤다. 이후 요르단의 역습이 펼쳐졌고, 페널티 아크 지역에서의 슈팅을 조현우 골키퍼가 다시 한번 막아냈다. 전반 초반 위기를 무사하게 넘길 수 있었다.
계속해서 전반 25분, 이강인의 패스가 다소 길었고 알 나이마트에게 전달됐다. 알 나이마트는 그대로 공을 몰고 들어갔고, 이내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슈팅을 했다. 공은 수비 맞고 굴절됐는데, 조현우가 집중력 있게 선방했다. 전반 42분에는 마찬가지로 볼 차단 후 역습이 펼쳐졌다. 알 타마리의 스루 패스를 받은 알 나이마트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블 돌파를 한 뒤 문전 슈팅을 했고, 이를 조현우가 얼굴로 막아냈다. 이어 세컨볼을 알 라와브데가 찼는데, 조현우가 뒤꿈치로 저지했다.
후반 19분, 한국 문전으로 로빙 패스가 전달됐다. 이를 알 타마리가 강력한 슈팅으로 처리했고, 골문 상단으로 향한 걸 조현우가 손을 뻗어 쳐냈다.
이렇듯 요르단전도 조별리그, 토너먼트 두 경기와 아예 같았다. 비슷한 포메이션, 비슷한 흐름, 답답한 상황이 반복됐다. 김민재가 없어 수비는 더욱 흔들렸고 조현우 선방에 기댔다. 손흥민이 전방에 있는데 롱볼만 반복했고 선수 개인 능력에 기대는 장면이 반복됐다. 전반은 무실점으로 넘겼는데 후반 초반엔 수비 실수를 반복하며 2실점을 내줬다.
조규성을 넣고 양현준, 정우영을 추가해 공격에 힘을 실었다. 전과 달리 2실점 리드 허용이라 한국은 마음이 더 조급했다. 결국 기적 같은 두 골은 없었고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클린스만호는 놀랍게도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 극장 경기를 했다. 바레인전을 3-1으로 이긴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전부터 극장 승부를 펼쳤다. 손흥민 페널티킥 골로 앞서간 한국은 전반에만 2실점을 허용했다. 후반에 좀처럼 만회를 못해 1-2로 끌려가다 패배 직전 황인범 슈팅이 요르단 수비 맞고 들어가 2-2가 돼 무승부로 종료됐다.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호주를 상대로도 후반 추가시간에 골을 넣으며 승부를 끌고 갔다. 결국 4강까지 오른 한국에 좀비축구란 별명이 붙었다. "한국은 90분 이후부터 축구를 한다"고 하면서 카타르 내에서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발돋움했다. 재미 면에선 뛰어났지만 내용은 아니었다.
뒤에 감춰진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 부재가 있었다. 부임 당시, 또 대회 이전, 대회 내내 지적이 됐는데 기적 같은 승부에 가려졌다. 동기부여와 인터뷰 스킬은 좋아도 전술적인 부족함은 경기 내내 보였다. 플랜A는 매번 실패하고 실점을 한 뒤 부랴부랴 공격수를 투입해 겨우겨우 승부를 끌고 오는 정신이 혼미하고 진이 빠지는 축구가 반복됐다.
재미는 있을지 몰라도 완성도는 분명 부족했다. 보완이 가능하고 필요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개선이 전혀 되지 않았지만 앞서 말했듯 극적인 결과에 가려졌다. 그럼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감을 보였고 요르단전 이전 사전 기자회견에선 "이젠 대한민국 국민들도 우릴 지지할 것이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대회가 완전히 끝나고 비판해도 늦지 않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요르단전도 조별리그, 토너먼트 두 경기와 아예 같았다. 비슷한 포메이션, 비슷한 흐름, 답답한 상황이 반복됐다. 김민재가 없어 수비는 더욱 흔들렸고 조현우 선방에 기댔다. 손흥민이 전방에 있는데 롱볼만 반복했고 선수 개인 능력에 기대는 장면이 반복됐다. 전반은 무실점으로 넘겼는데 후반 초반엔 수비 실수를 반복하며 2실점을 내줬다.
조규성을 넣고 양현준, 정우영을 추가해 공격에 힘을 실었다. 전과 달리 2실점 리드 허용이라 한국은 마음이 더 조급했다. 결국 기적 같은 두 골은 없었고 경기는 0-2 패배로 끝이 났다.
클린스만호의 도전은 준결승에서 종료됐다. 부족한 전술 능력과 64년 만의 우승 실패 책임을 클린스만 감독에게 물을 예정이다. 4강에 올라갔다고 해도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클린스만 감독은 쏟아지는 비판의 화살을 어떻게 피할지, 또 어떻게 책임질지를 결정해야 하는 때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와 사실상 사퇴를 거부하면서 "대회를 잘 분석해보겠다"고 했다.
[클린스만 감독 기자회견 일문일답]
-경기 소감
너무 아쉽고 나의 목표는 결승에 진출하는 거였는데 아쉽다. 요르단 같은 경우 경기장에서 보여준 투쟁심은 충분히 승리할 자격이 있는 팀이다. 운동장 나오기 전에도 절대 1:1 싸움에서 지지말자. 시작부터 우리가 주도권을 잡자는 이야기를 했는데, 초반 30분 뒤지면서 어렵게 가져갔다. 실점도 하며 어렵게 했다. 찬스를 살리지 못하며 득점 못하며 어려워. 아쉬운 마음크다. 요르단 충분히 자격 있는 팀, 축하한다는 이야기하고 싶다.
-결과 못 냈는데 책임질 의사가 있는가
지도자로 감독으로서 대회를 마무리하게 되고 원했던 목표 못 하면 분석하고 책임져야 한다. 더 많은 분석을 하고 더 많은 경기들을 되돌아봐야 한다. 많은 드라마도 썼다고 생각한다. 사우디전도 호주전도 피말리는 경기하고 그 경기들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오늘 경기는 이런 패배, 받아들여야 하는 시점인 것 같다. 요르단이 상대팀이지만 좋은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에서 얼마나 우리 어려운 조였는지, 바레인도 올라왔다. 목표 못 이뤘기에 대회를 세밀하게 분석할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대회가 원하는 목표 못 하면 국내에서 사퇴, 해임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거 같은데 어떤 심정인지? 감독 자리를 지킬건지
지금 당장 해야할 건 한국으로 돌아가서 대회를 세밀하고 분석하고 더 보완해야 하는 논의할 점이 필요하다. 어쨌건 다음을 생각해야 한다. 북중미 월드컵 예선 치러야 하고. 가장 중요한 건 이번 대회를 잘 분석해서 앞으로 더 잘 준비하는 게 현재로선 시급한 것 같다.
- 경기 끝나고 요르단 관계자들이랑 환하게 웃으면서 인사했다. 선수들은 울기도 했는데, 마인드 컨트롤을 잘 한 건가
상대 팀을 축하해주고 존중하고. 오늘같이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하면 당연히 축하해줘야. 상대가 잘했을 때 받아들이고 웃으면서 축하하지 말아야 한다면, 관점이 다를 수 있다. 그저 상대가 더 잘했고 축하해주는 것도 지도자로서 패배자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런 부분에서 그런 의미로 악수하고 인사한 것이다.
-첫 아시안컵 치르면서 어려운 경기 여러번 얘기했고 오늘도 어려웠다고 했는데. 아시아 선수들 실력은 어떻게 평가하는지. 몇몇 팀들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많은데, 그렇지 않은 선수들 중 유럽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선수가 있다고 평가하는지?
이번 대회 통해서 많은 걸 배웠다. 많은 걸 느낀 대회다. 얼마나 많은 국가들이, 선수들이 이 대회에 나와서 한 경기 한 경기 목숨을 걸고 노력하는지 명확하게 보여준 대회였다. 특정 선수들도 눈에 띄는 선수도 많았고 얼마나 좋은 선수들이 많은지 아시아 축구가 평준화 됐는지도 알았다. 동아시아가 중동 와서 어려움 겪는지도 봤다. 일본도 귀국했고, 우리도 안타까운 결과로 귀국한다. 박진감, 긴장감 넘치는 경기 많은지 기대치와 기대감이 있는 국가들이 있는지, 이번 대회가 좋은 대회고 박진감 넘치는지 알 수 있었다. 많은 걸 느낀 대회였다.
-웃으셨다는 질문 있는데, 이번 경기가 축구 인생을 하면서 얼마나 뼈아픈 패배였는지 궁금하다. 현재 감정은?
일단은 너무 아쉽다. 화가 많이 난다. 경기장 나오기 전에 분명히 오늘 경기 어떻게 임할 건지 시작할건지 메시지 던졌다. 전반 2~30분은 요르단이 더 좋은 팀이었다. 다시 한번 얘기하지만 경기 후 웃으면서 상대팀 감독과 인사한 부분은 상대를 존중하고 운동장에서 요르단이 본인들이 더 이기고 싶다는 투쟁심을 보였다. 우리가 진 이유는 분명히 있다. 상대를 축하해주고 격려해주고 그런 의미에서 한 것이다. 내가 웃으면서 돌아다니는 거 못 볼 거다. 화가나고 안타깝다. 상대를 존중할 때는 그런 태도를 보여야 한다.
-요르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요르단의 가장 최고의 선수?
충분히 우승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일단 내일 카타르 이란 어느 팀이 올라올지도 봐야 한다. 토요일 밤 우승도 가능할 거라고 본다. 개개인도 뛰어난 능력을 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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