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 클린스만 "너무 화가 난다, 북중미 월드컵 준비 잘할 것"

[스타뉴스 | 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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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가 64년 만에 아시아 무대 정상에 오르겠다는 꿈을 눈앞에서 놓쳤다. 또 한 번의 오랜 기다림이 이어졌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새벽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 맞대결에서 0-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4강에서 탈락했다.

반면 결승에 오른 요르단은 카타르, 이란 4강 대결 승자와 우승을 놓고 대망의 맞대결을 펼친다. 요르단은 이번 대회 첫 4강 진출에 이어 결승 진출도 이뤄냈다. 역사상 첫 우승까지 노린다.

그야말로 완패였다. 요르단은 전반부터 강하게 한국을 밀어붙였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는 한국이 60%로 우위였지만, 전체슈팅은 12대4로 요르단이 더 많았다.

후반 요르단의 공격은 더 매서웠다. 두 골이나 뽑아냈다. 요르단은 후반 8분 야잔 알 나이마트(알아흘리)가 침착한 칩슛을 날려 선제골을 뽑아냈다. 1-0 리드에도 요르단은 더욱 강하게 한국을 모라붙였다. 후반 21분 요르단 에이스 무사 알 타마리(몽펠리에)가 환상적인 왼발 슈팅을 시도해 골망를 흔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한국에 악재는 있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8강 호주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아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다. 한국은 김민재 없이 선발 명단을 짰다. 김민재를 대신해 소속팀 울산HD의 2연패를 이끈 김영권, 정승현이 센터백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요르단 영혼의 공격 콤비를 막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변명이 될 수는 없었다.

사실 한국은 이번 대회 내내 수비 불안에 시달렸다. 조별리그부터 4강전까지 6경기에서 무려 10실점을 기록했다. 1차전 바레인전 1실점에 이어 요르단전 2실점, 3차전 말레이시아전에서 3실점했다. 16강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도 1-1 연장 승부 끝에 승부차기에서 겨우 이겼다. 8강 호주전은 2-1 역전승이었다. 요르단 경기에서도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계속 실점했다.

4강전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한 외신 기자가 '지금까지 8실점한 팀은 아시안컵에서 우승한 적이 없다'고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황인범(즈베즈다)은 "새로운 역사는 쓰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뤄지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결승 진출이 목표였는데 패배해서 너무 아쉽다. 요르단의 승리를 축하한다"며 "요르단은 경기력이나 보여준 투쟁심을 보면 충분히 승리하고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일대일 싸움에서 절대 지지 말고, 또 주도권을 잡고 지배하자'고 메시지를 던졌는데 초반 30분 동안 밀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실점하면서 더 어려워졌고, 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경기 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사진=OSEN 제공

■ 다음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일문일답.

▶ 경기 소감.
- 결승 진출이 목표였는데 패배해서 너무 아쉽다. 요르단의 승리를 축하한다. 요르단은 경기력이나 보여준 투쟁심을 보면 충분히 승리하고 결승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경기를 앞두고 선수들에게 '일대일 싸움에서 절대 지지 말고, 또 주도권을 잡고 지배하자'고 메시지를 던졌는데 초반 30분 동안 밀리면서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실점하면서 더 어려워졌고, 또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 원하는 목표 이루지 못해서 해임에 대한 얘기가 나올 것 같다.
- 지금 당장은 해야 할 것은 한국 돌아가서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에 돌아가서 이번 대회 잘 됐던 부분, 좋았던 점들, 문제점들을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 다음 경기, 대회들을 준비하겠다. 2년 반 뒤에 2026 북중미 월드컵이 열린다. 어려운 월드컵 예선을 치러야 하는데, 어떻게 준비하는지가 관건이다. 당장 이번 대회를 분석해서 앞으로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 환한 표정으로 요르단 감독을 축하해준 이유는
상대 팀을 축하하고 존중하고, 또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을 때는 축하해주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웃으면서 축하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관련해 생각의 관점이 다를 수 있지만, 상대 승리를 축하하고 존중하는 것도 지도자로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로 악수했다.

▶ 아시아 선수들의 실력이 궁금하다. 어떻게 평가하는지.
이번 대회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다. 많은 국가들과 선수들이 아시안컵에 나와서 한 경기씩 목숨을 걸고 전투와 전쟁을 이기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 수 있었다. 눈에 띄는 특정 선수도 있었다. 아시아 국가들의 실력과 선수들이 얼마나 평준화됐는지 알게 됐다. 또 동아시아 팀들이 중동에서 얼마나 어려운지도 알게 됐다. 일본이 탈락했고 우리도 안타까운 경기를 했다. 얼마나 많은 드라마가 있었고, 기대감을 가진 국가들도 있었다. 이번 대회가 얼마나 좋은 대회이고 박진감 넘치는 대회인지를 느꼈다. 많은 것을 얻고 많은 계기를 느낀 대회였다.

패배 후 울먹이는 손흥민. /사진=뉴스1 제공

▶이번 패배가 축구인생에서 얼마나 뼈아픈 패배였는지.
- 너무 아쉽고 안타깝고 화가난다. 오늘 경기 전 선수들과 어떻게 경기를 시작해야 하는지 메시지를 던졌다. 전반 20~30분은 요르단이 더 좋은 팀이었다. 경기 후 상대 감독과 스태프들과 인사한 것은 상대를 존중한 것이었다. 요르단이 경기에 이기고 싶다는 투쟁심을 더 보여줬다.패배한 이유는 분명이 있다. 오늘은 제가 웃으면서 돌아다니는 모습을 보지 못할 것이다. 다만 상대는 존중하고 축하해줄 때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요르단 전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요르단의 키플레이어는.
-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일 경기 카타르와 이란 중 어느 팀이 올라갈지 봐야하지만, 요르단도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이다. 선수들도 경기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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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메디 빈 알리 스타디움(카타르)=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