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품 배송되나 의약업계 시끌
의약계 “오남용 우려 반대”
약국을 방문하지 않아도 조제약을 배송받을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에 의약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30일 개최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정부가 시범사업 형태로 비대면 진료를 이어가고 있지만, 원격 약품 배송은 제한되는 등 불평과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언급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를 두고 비대면(원격) 진료 플랫폼들은 정부가 지난해 12월 비대면 진료 규제를 완화한 데 이어 약품 원격 배송도 확대할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병원과 약국 등 의료 현장에서는 오남용을 우려하며 반발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30일 민생토론회에서 “지난해 12월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의 보완 방안 시행 이후 비대면 진료 이용량이 4배가량 늘었다고 밝혔다. 정부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한시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한 이후 지난해 12월 연령 제한을 없애는 등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현재 비대면 진료는 야간·휴일에 누구나 받을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진료 방식은 화상 진료가 원칙이나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로도 가능하다. 비대면 진료 후 처방전은 환자가 지정한 약국에 팩스나 이메일 등으로 직접 보내진다. 하지만 약품 수령은 섬·벽지이거나 거동 불편자에 한해서만 재택 수령이 가능하고, 대면 수령이 원칙이다.
이에 대해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는 문제를 제기해 왔다. 야간·휴일 진료의 경우 비대면 진료를 받은 후 문을 연 약국을 찾을 수 없어 정책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1인 가구이거나 맞벌이 가정 등 평일 낮 시간에 약국 방문이 힘들어 비대면 진료를 주로 이용하는 이들은 약 배송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슬 원격의료산업협의회 공동회장은 “대면 진료를 받으면 병원 옆 약국에서 처방 약을 바로 받을 수 있지만, 비대면 진료는 야간이나 휴일 집에서 멀리 떨어진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어서 처방받은 약을 집 근처 약국이 보유하고 있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는 또 “자체 설문조사에서 비대면 진료를 받은 환자들이 3~20회 다른 약국을 방문하고 있고, 30%는 결국 약 처방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반면 의약계에서는 의약품 오남용 문제 등을 이유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최헌수 대한약사회 대외협력실장은 “약물 오남용 문제뿐 아니라 오배송, 약품 파손 등으로 발생하는 문제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아무런 논의가 없다”며 “민감한 사안인 의료 정보를 민간으로 넘겨버리는 것은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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