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유권자는 원조 공약 아닌 실천 능력 따진다

경기일보 2024. 2.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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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 공약을 둘러싼 공방이 필요할까. 유권자는 이 논쟁을 쳐다보지 않는다. 관심 두는 것은 오직 실천이다. 누구를 뽑았을 때 이행될 것이냐를 따진다. 공약자의 능력, 열정 등을 평가한다. ‘그리곤 해낼 것’ 같은 사람에 투표한다. 원조 공약이 되레 점수를 잃을 때도 많다. 과거 반복해서 공약을 했다는 얘기다. 그만큼 실천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시켜줘도 또 못할 것’으로 비치면 끝장이다. 그런데도 여야의 원조 공약 논쟁이 한창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한다. 특히 경기도 공약과 관련된 비난이 많다. 윤재옥 원내대표가 5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지적했다. “민주당은 자체적으로 종합적인 비전을 내놓지 못하고 도심철도 지하화처럼 우리 당 공약을 급하게 카피(모방)하거나 그조차 어려우면 음해하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은 서울과 경기의 경우 생활권 재편을 통해 출퇴근을 비롯한 각종 생활불편을 해소하고 지방은 구도심 개발, 광역교통망 확충, 의료·교육시스템 개선, 기업 및 공공기관 이전 등을 통해 발전시키겠다는 선명한 비전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국민의힘 공약 비난도 거칠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연일 수원∙구리∙김포 등을 방문하며 수원에서는 ‘철도 지하화’, 구리∙김포에선 ‘서울 편입론’을 내세우며 경기도민을 현혹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철도 지하화’는 지난 대선에서 불거진 이슈였다가 이번 총선에 다시 꺼내 들었다. 그 사이 무엇을 하다 또다시 총선 공약으로 재활용하나”라고 비난했다. 특히 윤 원내대변인은 “사탕발림 공약으로 공약 사기나 치려 한다면 국민의 용서를 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무책임한 공약 남발을 멈추라고 공격했다.

이 원조 공방의 중심에 등장하는 공약이 있다. 수원 지역 경부선 철도 지하화 공약이다. 1월 말 국민의힘 방문규(수원병) 예비후보가 던졌다. 다음 날 한동훈 위원장이 수원을 찾아 재확인했다. 곧바로 원조 공방으로 이어졌다. 지역 민주당에서 원조 주장이 나왔다. 실제로 철도 지하화는 수원의 숙원이다. 민주당에서 공약이 제기된 바 있다. 이번에도 2월1일 중앙당이 공약으로 발표했다. 같은 철도 지하화 공약에 붙은 원조, 모방 공방이다.

생각 좀 해보자. 유권자가 어떻게 보겠나. 원조를 찾아 그 당에 투표하겠나. 아닐 것 같다. 아닐 게 틀림 없다. 다수 유권자의 관심은 오직 실천이다. 어느 후보를 뽑으면 철도가 지하로 들어갈 것이냐만 관심이다. 이렇게 요구가 뻔하니 내놓을 답도 뻔하다. 철도 지하화를 실천할 청사진이다. 상대보다 구체적이고 믿음직한 세부 계획을 세우면 된다. 그러면 신뢰가 생기고, 그 신뢰를 얻어서 당선된다. 원조 논쟁할 시간 있으면 실천 묘수나 찾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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