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물감 가볍게 쌓아올려… 허공에 떠도는 감각 극대화

김민 기자 2024. 2. 7.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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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예술가의 작업이 이 질문으로 출발하지만, 그 결과물은 모두 같지 않다.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스스로 모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재료를 바꾸었고, 그 과정에서 실패해서 버려진 수많은 작품이 있었다"며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은 고통이 따랐지만, 허공에 부유하는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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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민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
장재민, 기울어진 집, 2023년, 캔버스에 아크릴릭 구아슈, 145×112cm. 학고재 제공
‘눈이 아닌 온몸의 감각으로 본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많은 예술가의 작업이 이 질문으로 출발하지만, 그 결과물은 모두 같지 않다. 각자가 갖고 있는 감각과 경험, 세계관이 전부 다르기 때문이다. 또래 작가 중 뛰어난 필력으로 주목받는 장재민(39)이 이번엔 그 답을 새로운 재료를 통해 모색했다. 그 결과물을 서울 종로구 학고재에서 4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 ‘라인 앤 스모크’에서 만날 수 있다.

장재민의 2020년 전시 ‘부엉이 숲’에선 유화 물감으로 두껍게 그린 작품들을 선보였지만, 이번 전시에선 수성 물감인 아크릴릭 구아슈를 활용해 얇고 가볍게 쌓아 올린 층이 그대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가는 “스스로 모험을 해야겠다는 생각에서 재료를 바꾸었고, 그 과정에서 실패해서 버려진 수많은 작품이 있었다”며 “마치 외국어를 배우는 것 같은 고통이 따랐지만, 허공에 부유하는 감각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한다”고 밝혔다.

다만 형태를 구체적으로 그리기보다 배경 속에서 형상이 떠오르는 듯한 기법으로 풍경을 표현하는 특징은 신작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작가가 제주도 쇠소깍의 풍경을 떠올리며 그린 ‘깊은 웅덩이 끝’ 등 회화 22점이 전시된다. 3월 2일까지. 무료.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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