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은 매우 잘했고, 한국은 너무 못했다

[골닷컴] 김형중 기자 = 복잡하지 않다. 요르단은 잘했고 한국은 못했다.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경기였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7일 오전 0시 카타르 알라이안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한국은 전반부터 요르단에 주도권을 내줬고, 후반 연속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미드필더를 3명 배치한 4-3-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장갑은 조현우가 꼈고 정승현, 김영권의 센터백과 설영우, 김태환이 좌우 풀백에 섰다. 중원은 박용우, 황인범, 이재성이 맡았고, 손흥민, 이강인, 황희찬의 스리톱을 내세웠다.

전반 초반부터 요르단에 주도권을 내줬다. 요르단은 강한 압박을 통해 한국 미드필더진의 볼을 탈취했고 빠른 역습에 이은 슈팅으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조현우가 수차례 선방을 펼치며 전반을 0-0으로 마친 것이 한국으로선 다행이었다. 한국은 이재성의 헤더가 골포스트를 강타한 것 외에는 이렇다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졸전에 가까운 전반전을 치렀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하프타임에 전술 변화나 선수 교체를 진행하지 않았다. 중원에서 요르단의 압박에 고전하던 박용우와 황인범은 실수를 연발했다. 첫 실점도 박용우의 애매한 백패스가 화근이었다. 두 번째 실점은 황인범의 패스미스로부터 시작되었다. 첫 실점 후 부랴부랴 박용우를 교체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정승현과 김영권의 센터백 조합도 불안했다. 상대 공격수 알 타마리와 알나이마트의 스피드와 개인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한 것은 물론, 공격 시작점으로서의 패스 정확도가 현저히 떨어졌다.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김민재의 공백이 커보였다.

공격도 답답했다. 무엇보다 슈팅을 너무나 아꼈다. 90분 동안 때린 슈팅 숫자는 고작 5개였다. 이 중 유효슈팅은 0이었다. FIFA 랭킹 87위 팀을 상대로 골대 안으로 단 한 개의 슈팅도 보내지 못했다. 이유는 명확하다. 공간이 열려도 때리질 않았다. 슈팅을 안 하니 유효슈팅이 나올리 없다. 과감하게 때려야 할 타이밍에도 측면으로 열거나 뒤로 내줬다. 득점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다.

반면 요르단은 준비를 잘했다. 자신들이 잘하는 플레이를 고집하고 우리가 잘하는 것은 철저히 대비했다. 강한 압박 후 빠른 역습으로 골을 뽑아내고, 경기 막판에도 라인을 내리지 않으며 우리에게 공격 찬스를 내주지 않았다.

단순한 경기였다. 요르단은 매우 잘했고, 한국은 최악이었다.

사진 = 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