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르단에 져 결승 진출 무산

권종오 기자 2024. 2. 7. 0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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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아시안컵 결승 진출 실패

핵심 수비수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부재에 집중력을 잃은 한국 축구가 요르단에 무너지며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기회를 허망하게 날려버렸습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2대 0으로 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현재 아시아 축구 최고의 스타로 꼽히는 주장 손흥민(토트넘)을 필두로 '역대 최강'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야심 차게 나선 이번 대회에서 대표팀은 쉽지 않은 여정을 이어온 끝에 결승 문턱도 넘지 못하고 돌아섰습니다.

대표팀은 E조 2위(1승 2무)로 조별리그를 통과해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은 1대 1로 비긴 뒤 승부차기까지 치러 이겼고, 호주와의 8강전은 연장전 끝에 가까스로 2대 1 승리를 거뒀지만 조별리그에서 비겼던 요르단엔 완패를 당했습니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유럽 무대에서도 정상급으로 인정받는 간판 수비수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빠지면서 '뒷문 불안' 우려 속에 나섰는데, 그 여파가 고스란히 대회 첫 패배와 탈락으로 이어졌습니다.

대표팀은 이날 손흥민, 황희찬(울버햄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공격 선봉에 세우고, 황인범(즈베즈다)과 이재성(마인츠), 박용우(알아인)를 중원에 배치했습니다.

김민재가 빠진 중앙 수비진엔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이 섰고, 좌우 측면 수비는 설영우(울산)와 김태환(전북)이 맡았습니다.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울산)가 꼈습니다.

김민재가 없는 것을 빼면 이번 대회 다른 경기와 크게 다를 것은 없는 라인업이었습니다.

그러나 클린스만호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이는 요르단의 플레이에 고전을 면치 못했습니다.

후방에서부터 패스가 자주 끊기고 수비 실수가 이어져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상대 공격 방어는 물론 빌드업 작업에서도 지분이 적지 않은 김민재의 부재는 분명 큰 변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점을 고려해도 요르단의 공세에 허둥대는 모습을 심하게 노출했습니다.

조현우의 '선방 쇼'가 아니었다면 전반부터 대량 실점을 떠안아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으로 내용에서도 완전히 밀렸습니다.

압박을 통해 역습으로 주로 기회를 만들고, 개인 기술이 좋은 야잔 알나이마트와 무사 알타마리를 통해 마무리를 노리는 요르단의 콘셉트는 일관됐는데, 클린스만호는 번번이 당했습니다.

전반을 0대 0으로 버틴 뒤 후반 연이어 나온 실점 장면도 비슷했습니다.

후반 8분 박용우의 안일한 백패스를 김영권이 잡아내지 못하고 끊겼고, 알타마리가 드리블하며 패스한 뒤 알나이마트가 마무리해 선제 결승 골이 됐습니다.

후반 21분엔 상대 진영에서 이강인이 황인범에게 준 패스가 끊기면서 그대로 요르단의 역습이 시작됐고, 드리블해 나간 알타마리가 페널티 아크에서 왼발 슛을 꽂아 추가 골이 됐습니다.

실점 장면이 모두 패스 실수에서 비롯된 것은 대표팀으로선 뼈 아프고 사기가 완전히 꺾일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습니다.

클린스만호는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모두 실점을 기록했고, 특히 단판 승부 들어서는 어김없이 선제골을 내줬습니다.

16강전과 8강전에선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동점 골로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승리해 '드라마'를 써내긴 했지만, 단판 승부에서 매 경기 먼저 골을 내주는 팀이 우승까지 하기를 바라는 건 무리입니다.

전반 골대를 맞힌 이재성의 헤더가 한 차례 있었지만 공격은 절실히 반격이 필요한 때에도 잠잠했습니다.

슈팅은 요르단(17개) 보다 훨씬 적은 8개를 기록했고, 그중 유효슈팅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요르단은 전반 4개의 유효슈팅이 무위에 그쳤지만 후반엔 3개의 유효슈팅 중 2개를 득점으로 연결했습니다.

첫 실점 이후 후반 11분 박용우를 조규성(미트윌란)으로 바꾼 것을 시작으로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양현준(셀틱) 등 대표팀의 공격적인 교체 카드는 경기 막판 약간의 활기를 안기긴 했으나 이미 크게 넘어간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권종오 기자 kj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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