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현장]손흥민이 언제까지 울먹이며 "죄송하다"고 해야 하나, 책임은 따로 있다

▲ 고개 숙인 축구대표팀 주장 손흥민, 위로 하는 위르겐 클린스만.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알 라얀(카타르), 박대성 기자] 주장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할 필요도 이유도 없는 90분이었다.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한국시간) 카타르 알 라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에서 0-2로 완패했다.

분명 조별리그에서 만난 상대였고 누가 나올지, 어떤 전략일지도 뻔히 보이는 경기였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사람으로만 대응할 뿐 전술이나 전략은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이라는 위대한 선수를 세워 두고도 슈팅 하나 제대로 못 하는 전략을 짜버렸다. 조규성(미트윌란)을 선발로 내세우지 않고 손흥민을 중앙 공격수로 세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되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요르단은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2~3명의 수비가 접근해 전진을 막았다. 그럴수록 손흥민은 빠져나오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주변 동료를 보면서 움직이려고 부단히 애썼다.

하지만, 슈팅 시도는 쉽지 않았다. 지친 상황에서 무엇이든 하기 어려웠다. 있는 힘을 다 짜내 돌파해도 동료들이 따라오지 못했다. 쉽지 않은 공격 작업이었다.

반대로 요르단은 쉽게 갔다. 한국이 체력적인 열세에 있는 것을 활용해 선굵은 패스와 몸싸움을 즐겼고 돌파를 통해 허물어지는 것을 노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에게 대책은 없어 보였다. 그저 선수들이 알아서 창의적으로 해결해 주기를 바랐던 것처럼 보였다. 위치 조정이나 돌파 등 어떤 전략이 나와야 했지만, 보이지 않았다.

손흥민의 답답함은 계속 이어졌고 선수 개개인은 0-2까지 점수가 벌어지자 고립됐다. 공수 단절이 너무나 명확했다.

결국 더는 만회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왼쪽 측면을 거침없이 파고 들어가며 있는 힘을 다해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보였지만, 그것으로 끝이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중계 방송사 플래시 인터뷰에서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뭐라고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죄송하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실수로 이렇게 마무리돼서 너무 죄송하고 아쉽다"라고 어렵게 말문을 열었다.

이어 "(국민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 늦은 시간까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기대보다 좋은 모습을 못 보여줘서 죄송하다"라며 "축구 선수로서 더 발전된 모습, 앞으로 대표팀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다"라며 책임지는 자세를 보였다.

손흥민은 과거 대표팀에 문제가 생기면 매번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다. '지금 죄송해야 할 사람은 손흥민이 아니라 클린스만'이라는 누리꾼들의 반응을 대한축구협회는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