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CES 한국 열풍 유감'에 대한 유감
요즘 아시안컵 때문에 밤잠을 설치며 응원하는 대한민국 국민이 많다. 오늘 현재는 이미 결승이 목전에 와 있고 조만간 멋진 우승을 기대하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간절히 기원해본다. 그런데 아시안컵 카타르 주 경기장이 7만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7만명의 응원단이 모두 한국 사람으로 채워진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를 생각해봤다. 손흥민 주장 외 모든 선수는 응원에 힘입어 거품을 물고 뛸 것이고 카타르 경기장은 지나가다 어깨가 부딪치면 "쏘리" 대신 "미안합니다"를 이야기할 것이다. 선수도 붉은 옷에 모두가 붉은 티셔츠로 꽉 채울 텐데 그래서 "그렇게 많은 관객이 카타르에 가느니 차라리 운동장을 잠실로 옮기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올해 'CES 2024'가 바로 그러한 논란의 대상이 돼버렸다. 한국 기업이 많다는 것이, 한국 참관객이 많다는 것이 불편한 사람들이 생겼고 기업들이나 참관객이 지불한 비용이 4000억원이나 된다는 추정치까지 언급되고 이에 대해 추정비용의 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반박 이야기까지 생산에 재생산으로 회자됐다. CES 무용론부터 대체론까지 다양하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가 아니라 차라리 코엑스에서 치르자는 이야기도 한다. 이번 'CES 2024' 참여자가 13만5000명에 이른다고 공식적으로 보도했는데 이중 한국 사람은 1만5000명 정도 됐다. 약 11%다. 또 다른 글로벌 전시회로 유럽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도 통상 전체 참여자가 10만명 정도 될 때 한국인 참여자가 15% 정도였으니 해외에서 큰 행사를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늘 손가락 안에 들었다. 5000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작은 나라에서 그러하니 참으로 대단하다. 작은 내수시장도 그렇고, 이제는 국가의 경계도 없기도 하고, 더구나 가파르게 인구도 감소하는 이러한 시기에 살길은 이뿐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산아제한 표어가 있던 기억이 난다. 더 나가 '잘 키운 딸 하나 열 아들 안 부럽다'에서 언젠가는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는 대단히 자극적인 표어까지 나온 시대가 있었다. 산아제한을 목표로 광고도 잘하고 국민들의 수용력도 좋았는데 급변하는 주변 환경에 이제는 인구절멸의 단계까지 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우리는 한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너무도 익숙하다. 그렇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시기를 너무도 많이 겪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나라의 정책 하나 하나, 관련한 전문가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나라의 명운을 가를 정도의 큰 영향을 주게 되는 곳이 우리나라다. 이번 'CES 2024'에서 한국 기업과 관련 참관객이 많다는 것에 전문가들의 비효율을 이야기하는 것은 옳다. 그에 대한 충고와 지적은 글로벌이라는 표적을 두고 나아가는 단계에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라면, 부정론으로만 그친다면 글로벌을 추구하며 나아가는 우리 기업들은 또 다른 절벽을 맞이할 수 있다. 전문가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중요하고 또 신중해야 하는 이유다.
개인적으로 양질의 법칙 '퀀티티 메이크스 퀄리티'(Quantity makes quality), 양이 질을 만든다를 신봉한다. 세계 최고 기업 창업자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의 비즈니스 첫 번째 원칙도 '겟 빅 패스트'(Get Big Fast)였다. 1만시간의 법칙도 결국 투여되는 시간에 대한 이야기고 양이 없는 질은 이론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팩트를 기반으로 한 대안이 필요함을 이야기해줘야 한다. 적당한 예일 수는 없지만 카타르 축구장에 우리나라 사람이 꽉 찼다고 해서 축구장을 한국으로 옮겨 동네축구를 할 이유는 없다. 다음에는 북미 월드컵에도 모두가 자리를 옮겨 모두 붉은색의 응원단으로 꽉 채워올 수만 있다면 나는 그렇게 하고 싶다.
최재홍 가천대학교 글로벌 캠퍼스 창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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