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김민재 빈자리 대체 못 했다…속수무책으로 뚫린 수비라인 [GOAL 알라이얀]

[골닷컴, 알라이얀(카타르)] 강동훈 기자 = 핵심 센터백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부재는 컸다. 수비라인의 중심축이 빠지자 클린스만호는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김영권과 정승현(이상 울산HD)이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춘 데다 경험도 갖췄다고는 해도 ‘월드 클래스(월클)’ 김민재의 빈자리를 채우기는 역부족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의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 0-2로 패했다.

패배한 클린스만호는 결승 진출이 무산되면서 고개를 떨궜다. 이와 동시에 64년 만의 아시아 최정상을 향한 계획도 ‘산산조각’이 나면서 여정을 마치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일본, 이란 등과 함께 강력한 ‘우승 후보’ 평가받았지만, 끝내 결승에 오르지 못하면서 짐을 싸게 됐다.

클린스만호는 이날 요르단전을 앞두고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최대 변수를 맞았다. 그는 앞서 조별리그 1차전 바레인전에서 옐로카드를 받은 데에 이어 8강 호주전에서 옐로카드를 한 장 더 받아 규정에 따라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자연스레 핵심 센터백 김민재가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서 클린스만호의 수비라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클린스만 감독은 여러 대안을 고민한 끝에 김영권과 정승현을 센터백 듀오로 내세웠다. 이들 앞에는 박용우(알아인)와 이재성(마인츠),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을 세웠다.

클린스만호는 하지만 킥오프와 함께 요르단의 공세에 휘말렸다. 요르단이 수많은 관중의 응원 공세를 등에 업고 초반부터 높은 위치에서 강하게 압박하고 또 빠른 공격으로 몰아치자 어찌할 바를 모르면서 연이어 위기를 맞았다.

특히 스피드가 느린 김영권은 요르단의 빠른 스피드에 고전했고, 정승현 역시 페널티 박스 안에서 드리들 돌파를 손쉽게 허용하는 등 뚫렸다. 이들을 보호해야 하는 박용우 역시 잇달아 치명적인 실책을 범했다.

클린스만호는 계속해서 요르단의 공세에 실점 위기를 맞았지만, 다행히도 골키퍼 조현우(울산)의 선방쇼 덕에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끝내 선제 실점을 내줬다. 후반 8분 박용우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백패스 미스를 범했고, 이를 가로챈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패스를 찔러주자 순식간에 뒤에서 침투한 야잔 알나이마트(알아흘리)가 골망을 출렁였다.

수비라인에 균열이 생기면서 무너지기 시작한 클린스만호는 추가 실점까지 헌납했다. 후반 21분 알타마리가 페널티 아크서클로 파고든 후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출렁였다. 골키퍼 조현우가 몸을 날리면서 팔을 힘껏 뻗었으나 골문 구석에 꽂힌 터라 역부족이었다. 클린스만호는 결국 남은 시간 총공세에 나섰으나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지 못하면서 그대로 0-2로 패했다.

이날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의 공세에 아무런 반응도 못 할 정도로 최악의 수비를 보여줬다. 사실상 요르단 공격수들이 클린스만호를 가지고 놀았다는 표현을 써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수비의 리더 김민재의 부재가 뼈저리게 느껴졌고, 대회 내내 수비 불안이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의 전술적 역량 부족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