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장' 클린스만, 운이 다하고 발가벗겨진 경기 [한국-요르단]

이재호 기자 2024. 2. 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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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4강까지 왔다고는 해도 그래도 요르단이다. 16강 상대 사우디아라비아, 8강 상대 호주보다 클래스가 아래인 팀이다. 그런데 전반전에 압도당하며 유효슛 하나 못 때리더니 전반내내 문제였던 중원 패스 실수, 전반 최고 활약의 야잔 알나이마트에 대한 대비책없이 후반전을 나왔다가 실점하고 패했다.

'역대급 강팀'으로 여겨졌던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보여준 요르단전은 그의 감독으로써의 한계, 전술적 한계를 명백히 보여주는 경기였다.

ⓒ연합뉴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축구 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각) 오전 12시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요르단과 4강전에서 0-2로 4강에서 탈락했다.

전반전을 유효슈팅 하나 때리지 못할 정도로 부진했던 한국은 선제실점했다. 후반 8분 중앙선에서 박용우의 수비수를 향한 안일한 백패스 실수가 인터셉트 당하며 역습을 허용했고 공을 뺏은 무사 타마리가 돌파 후 돌아가는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패스하자 박스 안에서 조현우 골키퍼가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때 알나이마트는 침착하게 조현우 키를 넘기는 오른발 로빙슛으로 요르단이 선제골을 가져갔다.

후반 21분에는 충격적인 실점까지 했다. 한국 중원에서 이강인과 황인범의 패스때 볼이 끊기며 역습을 내줬고 요르단의 공격수 무사 타마리가 중앙선 오른쪽 아래에서부터 개인능력으로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들어오며 한국 수비 3명을 농락하며 40m이상의 질주를 한뒤 아크서클 정면에서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넣었다. 결국 한국은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선발 명단에 골키퍼 조현우, 중앙 수비수에 김영권, 정승현을 내세웠다. 양쪽 윙백에 설영우와 김태환, 중원에 박용우, 황인범, 이강인이 포진했고 공격에 이강인, 황희찬, 손흥민이 나섰다. 김민재는 경고 누적으로 나오지 못하고 공격수 조규성은 벤치에서 대기했다.

한국은 전반 28분 설영우가 박스안 왼쪽 돌파때 상대와 발이 충돌해 넘어져 PK를 선언받았지만 VAR 판독 후 PK가 취소됐다. 서로 발이 부딪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

전반 31분 한국은 절호의 기회를 놓친다. 오른쪽에서 황인범의 오른발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딩슛했고 이 공이 요르단 골대를 맞고 나온 것. 한국에게 전반전 최고 기회였다.

요르단은 전반 41분 최고 기회를 잡는다. 박스안 오른쪽에서 알나이마트가 개인기를 통해 박용우, 이재성, 정승현을 모두 젖히고 중앙으로 들어와 슈팅한 것이 조현우의 얼굴맞고 튕겨나왔고 누르 알 라와브데가 재차 슈팅했지만 조현우의 발에 맞고 나와 골이 되지 않았다. 전반전 양팀 통틀어 가장 골에 가까웠던 장면이었다.

전반전 한국은 슈팅 4개를 했지만 단 하나도 유효슈팅으로 연결하지 못했다. 반면 요르단은 슈팅 12개에 유효슈팅을 4개나 했다. 한국의 볼점유율은 60%였다.

전반전 경기내용만 보면 요르단이 7:3 정도의 우위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조현우의 선방과 운이 따르지 않았다면 한국이 실점했어도 이상치 않았다.

전반전 누가봐도 문제는 명확했다. 중원에서 계속해서 패스 실수가 나왔다. 이로 인해 요르단 공격진에 인터셉트가 나왔고 역습을 허용해 슈팅까지 나오게 했다. 특히 박용우는 잦은 패스 실수와 자신감 없는 모습으로 부진했다. 이날 경기는 이재성-황인범-박용우의 3미들로 나올정도로 중원 장악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클린스만이지만 오히려 전반전 가장 큰 문제가 중원이었다.

특히 요르단의 공격수 알나이마트와 무사 타마리는 출중한 개인기량으로 한국 수비진을 농락했다. 이들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해보였다.

ⓒ연합뉴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전 어떤 전술적 수정도 없이 그냥 나왔다. 그러다 후반 8분 이른 시간 선제실점을 하며 가뜩이나 전반전 좋지 않던 팀분위기는 완전히 요르단에게 넘어갔다.

선제 실점 직후 실점에 큰 실수를 저지르고 경기내내 부진한 박용우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을 넣으며 다시 4-4-2로 돌아섰지만 조규성이 이번 대회내내 보여준 활약을 생각하면 큰 기대를 하기 힘들었다.

결국 한국은 추가실점까지 했음에도 클린스만 감독은 별다른 선수 교체도 없이 후반 35분까지 보내며 계속 경기를 흘려보내다 팀은 망가지며 패했다.

요르단이 어려운 상대였을까.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사우디, 호주보다 클래스가 낮은팀인건 부인할 수 없다. E조 3위로 겨우 16강에 간 팀이며 4강까지 오는 과정도 대진운이 상당히 좋았다. 한국 입장에서는 4강이 가장 쉬울 수 있었다.

사우디-호주전은 후반 추가시간 기적같은 선수들의 활약으로 어떻게 넘길 수 있었을지 모르겠지만 요르단전은 달랐다. 클린스만 감독의 역량과 전술적 한계가 명확히 드러나는 경기였다.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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