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현장리뷰] 기적에만 기댄 64년 만의 우승 도전, 결국 끝...클린스만호 요르단에 0-2 패→결승 진출 실패

신동훈 기자 2024. 2. 7.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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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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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알라이얀)] 64년 만의 우승은 실패로 끝이 났다. 클린스만호는 이제 평가의 도마에 오른다.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6일 오후 6시(이하 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에 위치한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 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FIFA 랭킹 87위)에 0-2로 패했다. 요르단은 사상 첫 4강에 이어 사상 첫 결승에 올라, 사상 첫 우승을 노린다. 한국은 64년 만의 우승 도전을 4강에서 끝내게 됐다. 

[선발 라인업]

사진=대한축구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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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설영우,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이 수비진을 구성했다. 중원엔 황인범, 박용우가 나섰고 2선은 황희찬, 이재성, 이강인이 구축했다. 최전방은 손흥민이다. 이기제, 김진수, 홍현석, 조규성, 송범근, 이순민, 문선민, 박진섭, 정우영, 오현규, 김지수, 양현준은 벤치에서 시작한다.

김민재는 지난 호주전에서 경고를 받아 누적 징계로 인해 나오지 못한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려를 표했다. 호주전 기자회견에서 김민재 이야기를 하자 "안타깝다. 슬프기도 하고. 김민재 본인이 아마 가장 안타까울 거다. 후방에서 리더역할 잘 하고 있는데 팀적으로 아깝지만 대안은 있다. 김민재가 못 뛰는 건 선수 본인이나 팀적으로 매우 안타까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8실점을 했는데 김민재가 없고 조별리그에서 고전했던 요르단을 만나는 건 불안점이다. 황인범은 5일 도하에 위치한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진행된 공식 사전 기자회견에서 "8실점을 했다고 우승을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싶다면 우리가 보여주겠다. 실점도 많지만 득점도 많다. 긍정적인 점이다. 당장 내일 경기 김민재가 없다고 해도 수비가 안 좋아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뒤에서 준비를 하고 있었던 이들이 얼마나 좋은 이들인지 보여주겠다"고 하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게티이미지

공백은 정승현이 메운다. 울산HD에서 K리그1 우승을 이끈 김영권, 정승현 라인이 가동됐고 설영우, 김태환까지 더하면 울산 수비 라인이다. 비록 이번 겨울 김태환이 전북 현대로 이적하긴 했지만 지난 시즌까지 오랜 기간 발 맞춘 이들이다. 피로감이 있지만 조직력, 호흡은 좋을 듯 보인다.

김민재가 빠진 자리에 정승현이 나오고 손흥민이 최전방 출전할 걸 제외하면 지금까지 유지한 라인업과 큰 차이가 없다. 훈련 중 테이핑을 강하게, 또 이곳저곳 하고 나온 황희찬이 선발로 나온 건 공격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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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은 야지드 아부 라일라, 모하메드 아부 하시시, 압둘라 나시브, 바라 마리, 야잔 알 아랍, 누르, 알 라와브데, 무사 알 타마리, 야잔 알 나이마트, 마흐무드 알 마르디, 니자르 알 라시단, 에산 하다드가 선발로 출전한다.

알 타마리가 나온다. 요르단 유일 유럽 빅리그 소속으로 현재 프랑스 리그앙의 몽펠리에에서 뛰고 있는 알 타마리는 주전 공격수다. 리그앙 16경기 출전인데 선발만 15경기이며 3골 1도움을 올렸다. 주로 우측에서 활약하고 공을 운반하고 드리블을 통해 상대를 제치는 역할을 맡는다. 요르단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에이스로 추앙을 받고 있다. 한국과의 대결에서도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이스이자 핵심인 알 타마리의 상태를 보기 위해 집중했는데 보이지 않았다.

훈련장에선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알 타마리는 컨디션 관리 차원에서 실내 훈련을 하고 있었다.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알 타마리는 평범한 상태이며 쉬고 있다. 따고 특별 관리 중이다. 오늘 트레이닝에 나타날 것이며 경기에 뛸 준비가 됐으면 한다. 선수는 매우 강하며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답했다. 결국 알 타마리는 선발로 나왔다. 베테랑 함자 알 다르두르가 빠진 상황이긴 해도 알 타마리가 있는 요르단 공격진은 위협적이다. 조별리그에서 고전한 기억이 있는 만큼 수비를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프리뷰]

사진=게티이미지

클린스만호는 놀랍게도 이번 대회에서 4경기 연속 극장 경기를 했다. 바레인전을 3-1으로 이긴 클린스만호는 요르단전부터 극장 승부를 펼쳤다. 손흥민 페널티킥 골로 앞서간 한국은 전반에만 2실점을 허용했다. 후반에 좀처럼 만회를 못해 1-2로 끌려가다 패배 직전 황인범 슈팅이 요르단 수비 맞고 들어가 2-2가 돼 무승부로 종료됐다.

말레이시아와 대결에서도 그랬다. 정우영 선제골로 앞서간 한국은 후반 초반 2실점을 허용해 충격의 역전을 헌납했다. 내내 몰아치던 한국은 이강인, 손흥민 연속골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그러다 종료 직전 실점을 해 3-3으로 비겼다. 모랄레스 골이 들어간 시간은 105분이었다. "한국이 일본을 피하려고 일부러 비겼다"고 하면서 조작 의혹이 날 정도로 말레이시아전 3-3 무승부는 뜨거운 화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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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전은 더 극적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팬들의 엄청난 응원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고 3백을 내세운 클린스만호는 1실점을 허용했다. 종료 직전까지 0-1이었는데 조규성 헤더골로 1-1이 돼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향했다. 조현우 선방쇼 속 승부차기에서 이겨 8강에 올랐다.

호주전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추가시간까지 0-1이었는데 손흥민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황희찬이 마무리를 하면서 연장전으로 향했다. 연장 전반 손흥민의 환상적인 프리킥 골이 나왔고 한국이 결국 2-1로 승리했다. 4경기 연속 극장 승부가 펼쳐지면서 클린스만호를 두고 '좀비축구'라는 별칭이 붙었다. "한국은 90분 이후부터 축구를 한다"고 하면서 카타르 내에서 가장 재미있는 축구를 하는 팀으로 발돋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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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은 5일 오전 오후 12시 도하에 위치한 메인 미디어 센터에서 열린 공식 사전기자회견에서 "준결승을 치를 수 있어 기쁘다. 요르단도 칭찬을 하고 싶다. 조별리그에서 만났는데, 우리가 얼마나 어려운 조에 속해 있었는지 보여준다. 아모타 감독에게 칭찬을 보낸다. 어려운 경기가 예상이 된다. 진짜 멀리 왔다. 원하는 목표가 있다. 우리 팀은 목마르고 배가 고프다. 준비가 잘 되어 있다. 준결승까지 온 이상 결승 올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기대감과 압박감은 어떤 국가든 간에 느낄 것이다. 지난 월드컵 때 아르헨티나를 보면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고 멕시코전에 팀이 긴장되는 게 보였다. 멕시코전에 졌으면 우승을 못하고 조별리그 탈락을 했을 것이다. 자신감이 형성이 됐다고 본다. 오는 과정 쉽지 않았다. 엄청난 드라마가 있었다. 긍정적 요소를 얻었다. 이제 자신감으로 경기를 해야 한다. 대회 초반부터 분위기를 잡는 건 쉽지 않다. 국민들도 이제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갖고 "할 수 있겠다"란 지지를 할 것이다. 많은 에너지를 받는다. 대회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신력이다. 그런 부분이 긍정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할 수 있다. 모든 팀들이 정신적 요소가 중요하다. 그게 결국 자신감이 되고 원동력이 돼 마라톤의 끝에 1등으로 피니시 라인을 통과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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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의 후세인 아모타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나다. 피지컬적으로, 정신적으로, 기술적으로 마찬가지다. 우리 팀에는 몇 가지 문제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그들에게 숨기려고 하며 한국의 기술적 우위에도 잘하려고 할 것이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호주와 대결에서도 실수를 범했다. 잘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전력 차이에 해선 "선수들과 미팅에서 이야기를 했으나 우린 준비가 잘 되어 있고 기술적 차이는 전술로 커버하겠다"고 전했다.

또 "팬들이 경기장을 가득 메울 것이며 큰 힘을 줄 거라고 본다. 내일 경기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팬들을 자랑스럽게 할 거다"고 이야기했고 "연장전도 준비해야 한다. 누가 연장전에 나설지 교체를 할지 정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전반전]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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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요르단 공세가 이어졌다. 저돌적으로 올라오는 요르단을 상대로 한국은 초반에 흐름을 내줬다. 전반 3분 알 나이마트가 슈팅을 했는데 빗나갔다. 전반 4분엔 하다드가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을 날렸고 조현우가 몸을 던졌는데 골문 옆으로 빗나갔다. 요르단은 계속해서 날카로운 공격을 펼치며 한국을 괴롭혔다.

한국은 무리하지 않았다. 그러나 제대로 공격 전개를 하지 못하고 공을 빼앗기며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요르단은 알 타마리의 돌파로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알 타마리를 막다가 황인범이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반 18분 박용우 실수가 알 타마리 돌파로 이어졌다. 이후 알 타마리 패스가 옆으로 흘렀고 알 라와브데가 슈팅을 했는데 조현우가 선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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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전반 18분 칩샷으로 골을 터트렸는데 오프사이드로 판정되며 취소됐다. 한국이 제대로 된 첫 기회를 맞았다. 전반 23분 손흥민이 롱패스를 잡아낸 뒤 좌측으로 보냈다. 설영우가 잡아내 크로스를 연결했고 수비 맞고 뒤에 있는 이강인에게 향했다. 이강인의 왼발 슈팅은 골문 위로 벗어났다. 전반 25분 이강인 패스 미스가 알 나이마트에게 향했다. 알 나이마트는 수비를 뚫어낸 뒤 슈팅을 했는데 조현우가 선방했다. 알 라와브데가 올린 걸 알 나이마트가 슈팅으로 연결했는데 높이 떴다. 

한국 수비는 계속 흔렸다. 전반 27분에도 알 타마리에게 기회를 내줬고 슈팅을 허용했다. 알 타마리 슈팅은 골문 밖으로 나갔다. 전반 29분 설영우가 요르단 수비 태클에 걸렸고 주심은 페널티킥 여부를 보기 위해 비디오 판독을 했는데 노 페널티킥으로 판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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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이 골대를 맞혔다. 전반 32분 황인범이 올린 크로스를 이재성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대에 맞았다. 한국은 분위기를 가져오며 공격을 펼쳤다. 우측에 위치한 이강인이 살아났다. 밀리던 요르단은 전반 40분 다시 한번 알 타마리가 역습을 주도했고 날아오는 크로스를 알 나이마트가 슈팅으로 보냈는데 잘 맞지 않으며 빗나갔다. 전반 41분 알 나이마트 연속 슈팅이 나왔다. 이번에도 연결을 해준 건 알 타마리였다. 조현우가 모조리 막아냈다. 얼굴로 막아내 한동안 쓰러져 있기도 했다. 

전반 추가시간은 5분이었다. 전반 종료 직전 설영우의 좋은 크로스가 나왔고 황인범이 결정적 기회를 포착했는데 슈팅은 하늘로 향했다. 요르단은 전반에만 슈팅을 12번이나 했다. 조현우 덕에 한국은 간신히 0-0을 유지한 채로 전반을 끝냈다. 이번에도 안정적인 경기를 하지 못하고 김민재 공백을 여실히 느끼게 했다.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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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시작과 함께 한국은 공격에 힘을 실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분투를 했지만 이렇다할 기회는 없었다. 후반 9분 박용우의 치명적 패스 미스가 또 나왔고 알 나이마트가 공세를 이어갔다. 알 나이마트는 이번엔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을 터트렸다. 요르단이 1-0으로 앞서갔다. 

박용우는 결국 빠졌고 조규성이 들어왔다. 이재성과 이강인이 중앙으로 와 황인범을 도왔다. 기세가 살아난 요르단 팬들은 엄청난 응원 공세를 보냈다. 후반 14분 이강인 코너킥을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는데 골문 위로 향했다. 한국은 공격을 펼치다가도 요르단 역습에 진땀을 뺐다. 후반 19분 역습 상황에서 알 타마리 슈팅은 조현우가 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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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타마리가 결국 골을 넣었다. 후반 22분 알 타마리가 우측에서 홀로 밀고 올 동안 한국 수비는 제대로 견제조차 못했다. 알 타마리 왼발 슈팅은 그대로 골이 됐다. 

한국은 역습을 펼쳤다. 후반 26분 손흥민의 패스가 이강인에게 향했는데 수비에 막혔다. 계속해서 공격을 이어갔는데 뚫리지 않았다. 공은 계속 빼앗겼고  마무리는 없었다. 요르단의 미친 역습에 마냥 공격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때와 달리 0-2로 리드를 당한 상황이라 마음에 여유도 비교적 더욱 부족했다. 

한국은 후반 36분 정우영, 양현준을 추가하고 황희찬, 이재성을 불러들였다. 공격에 더 힘을 싣는 선택이었는데 달라지는 건 없었다. 후반 40분 요르단은 알 나이마트 대신 알 와닷을 넣어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43분 조규성이 페널티킥을 얻으려고 했다가 경고를 받았다. 후반 추가시간은 8분이었는데 골은 없었다. 한국 선수들은 지쳐 보였다. 결국 한국은 득점에 실패했고 경기는 한국의 0-2 패배로 끝이 나 요르단이 결승에 오르게 됐다. 

[경기결과]

대한민국(0) : -

요르단(2) : 야잔 알 나이마트(후반 8분), 무사 알 타마리(후반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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