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시선] 지속가능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방안
주식 장기투자 유도 위한 양도세 개편을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도입을 예고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한국 기업의 주가가 비슷한 수준의 외국 기업의 주가보다 지속적으로 낮게 평가되는 현상이다. 기업의 주가를 평가하기 위해 널리 사용되는 지표인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이런 현상이 뚜렷하다. PBR은 주가를 주당순자산으로 나눈 값이다. 여기서 주당순자산은 기업의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순자산을 발행 주식수로 나누어 구한다. PBR이 1배 미만이면 회사가 자산을 다 팔고 사업을 청산했을 때의 가치보다 현재 주가가 낮음을 의미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 증시 평균 PBR은 1.05배로 선진국 평균 3.10배보다 낮을 뿐 아니라 신흥국 평균 1.61배에도 미치지 못한다.
또한, 정부의 권고와 독려에 의한 기업 등 떠밀기 식 주주가치 제고 조치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보다 근본적으로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배당을 늘릴 유인을 주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은 주식 투자관련 세제를 개편해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것이다.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배당금을 받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주가가 낮을 때 주식을 사서 높을 때 팔아 양도소득을 얻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배당소득에는 15.4% 이상의 세율로 과세를 하지만, 양도소득의 경우에는 특정 종목 지분율이 일정 수준 이상이거나 종목당 보유금액 50억원 이상인 대주주가 아니면 과세하지 않는다. 주식을 팔 때 매도가액의 0.18%인 증권거래세만 부담하면 된다. 그러므로 주식투자자들은 배당소득보다 양도소득을 얻기 위해 주가가 조금만 상승하면 바로 매도해서 이익을 실현하는 단기투자 위주의 거래에 집중하게 된다. 이는 주가의 변동성을 키울 뿐 아니라 기업들이 장기투자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배당을 늘릴 유인을 낮춘다. 즉, 우리 증시의 주가를 낮추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요인이 되는 것이다.
정부는 내년부터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를 추진하겠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번 기회에 주식의 장기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양도소득에 대한 새로운 과세를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면 미국은 1년 미만으로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면 개인의 일반 소득과 합쳐 누진세율로 종합과세하지만, 1년 이상 보유한 주식을 매도하면 0∼20%의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한다. 이런 방식의 주식 양도소득세를 도입하면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정의를 실현할 뿐 아니라 투자자들의 배당소득 추구와 절세를 위한 주식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기업들도 장기투자자금 유치를 위해 자발적으로 배당을 늘리게 된다. 이는 한국 증시의 주가 변동성을 낮춰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을 촉진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세수를 확보할 수 있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것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경제학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처럼 결혼·출산 NO”…트럼프 당선 이후 미국서 주목받는 ‘4B 운동’
- “그만하십시오, 딸과 3살 차이밖에 안납니다”…공군서 또 성폭력 의혹
- “효림아, 집 줄테니까 힘들면 이혼해”…김수미 며느리 사랑 ‘먹먹’
- “내 성별은 이제 여자” 女 탈의실도 맘대로 이용… 괜찮을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단독] “초등생들도 이용하는 女탈의실, 성인男들 버젓이”… 난리난 용산초 수영장
- ‘女스태프 성폭행’ 강지환, 항소심 판결 뒤집혔다…“前소속사에 35억 지급하라”
- “송지은이 간병인이냐”…박위 동생 “형수가 ○○해줬다” 축사에 갑론을박
- “홍기야, 제발 가만 있어”…성매매 의혹 최민환 옹호에 팬들 ‘원성’
- 사랑 나눈 후 바로 이불 빨래…여친 결벽증 때문에 고민이라는 남성의 사연
- "오피스 남편이 어때서"…男동료와 술·영화 즐긴 아내 '당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