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알려지면 안돼" 비밀 또 비밀, 철통 보안 유지하는 차기 감독 찾기. 이유는?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보안 또 보안. KIA 타이거즈 차기 감독 찾기는 철저한 보안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KIA는 지난 1월 29일 김종국 전 감독과 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하루 전인 1월 28일 김종국 감독이 직무 정지 상태가 됐고, 구단 자체 조사 결과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김종국 전 감독이 현실적으로 사령탑 역할을 지속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KIA 1군 선수들이 주축이 된 선수단은 호주 캔버라에서 1차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 중이다.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지만, 총지휘관인 1군 감독 자리가 현재 비어있다. 그동안 함께 손발을 맞춰온 진갑용 수석코치와 나머지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그러나 감독의 빈 자리를 완전히 채울 수는 없다.
호주에서 훈련 중인 선수단과는 별개로, 프런트는 차기 감독 선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기상으로는 모든 것이 난관이다. 1월말에 감독이 교체되는 경우는 사례를 찾기가 힘들 정도다. 김종국 감독과의 계약 기간은 총 3년. 지난 시즌까지 2년을 마쳤고, 첫 계약 중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있던 상황. KIA 구단은 2023시즌을 아쉬움 속에서 마친 후에도 감독 교체 없이 현 감독 체제로 2024시즌을 준비했다. 일부 코치진을 교체하면서 동기부여를 주겠다는 의지만 확실하게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날벼락이 떨어졌다. 보통 감독 교체는 정규 시즌 도중, 혹은 종료 직후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즌 종료 직후에 움직여야 비교적 자유롭게 여러 인사들을 접촉할 수 있다.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은 야구인들이 차기 감독 후보가 될 수있고, 반대로 현재 소속팀이 있지만 비시즌이라면 타팀으로의 이적도 충분히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현재 KIA는 상당히 제약이 많은 상태로 새 감독을 찾아야 한다. 현재 KIA를 제외한 나머지 9개 구단이 감독, 코치진 구성을 모두 끝냈다. 스프링캠프가 공식적으로 시작된 이후니 더 말 할 필요도 없다. 갑자기 감독 자리가 공석이 된 KIA만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KIA는 최대한 타팀에 민폐를 끼칠 수는 없다는 의지를 다졌고, 현재 넓은 범위의 후보군에서 1차 축소 단계를 지났다. 이제는 최종 후보들을 선별하는 시점이다. 구단 내부 핵심 관계자들이 머리를 맞대 논의를 하고 있다. 구단의 미래지향점에 대해 빠르게 인지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감독, 더불어 KIA 선수단 파악도 빠른 시일 내에 마칠 수 있는 사령탑이 필요하다. 제약도 많고, 불리한 요건이지만 최선책을 찾고 있다. 최종 후보들이 추려지면 인터뷰 절차에 돌입한다. 사실상의 면접이다. 최근 감독 선임 과정을 거치는 구단들이 거의 다 인터뷰를 거친다.
KIA 구단은 내부 보안 단속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현재까지 구체적인 후보군들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는 이유다. 보안, 또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 아직까지는 주요 후보군에 오르고 있는 야구인들조차 본인이 KIA 차기 감독 후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조금 더 후보군이 좁혀져서, 면접 단계에 임박하면 연락이 가겠지만 그 과정에서도 구단은 철저한 비밀 유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최근의 사례들이 있다. 1년전 LG 트윈스가 류지현 감독과의 재계약, 새 감독 선임을 고민하던 시점에서 먼저 '차기 감독은 염경엽'이라는 소문이 났다.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알려졌고, 최초 보도때는 부인하기도 했다. 이후 실제 염경엽 감독 선임이 이뤄졌지만, 숱한 소문이 무성했던 상황이었다.
롯데 자이언츠도 래리 서튼 감독이 건강상의 이유로 지난 시즌 도중 사임한 후,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팀을 이끌던 상황에서 끊임없이 차기 감독 후보들이 거론됐다. 그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언급됐던 인물이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이었고, 김 감독은 여론의 강력한 지지를 등에 업고 실제 롯데 사령탑에 부임했다.
가장 근래에 감독을 선임한 SSG 랜더스도 소문으로 먼저 홍역을 앓았다. 김원형 전 감독과 계약 해지한 후, 새 감독 선임 작업에 나섰는데 그 과정에서 주요 후보들이 실명으로 거론되고 말았다. 언론을 통해 실명이 공개됐고, 그 과정에서 유력 후보가 사실상 차기 감독으로 낙점됐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런 과정을 봤을때 KIA 역시 보안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소문이 무성하면 일을 그르치기 쉽다. 특히나 KIA 차기 감독 자리처럼 수 많은 사람들과 팬들의 관심사인 자리라면 더더욱 조심해야 한다. 어떻게든 조용하고 신중하게, 외부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새 감독을 뽑고 싶은 구단의 강력한 의지라고 봐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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