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 막은 신승민, “많이 힘들고, 아직 멀었다”

대구/이재범 2024. 2. 6.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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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대구/이재범 기자] 신승민이 이정현을 최대한 막기 위해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팀 승리를 위해 온 힘을 쏟았다.

대구 한국가스공사는 6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홈 경기에서 서울 삼성을 85-79로 제압했다. 극적인 승리였다.

가스공사는 3쿼터 종료 1분 17초를 남기고 59-70으로 뒤졌다. 3쿼터를 시작할 때 47-46으로 앞섰던 가스공사는 9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12-24로 열세였다. 흐름이 삼성으로 넘어간 듯 했다.

이 때 해결사처럼 김낙현이 나섰다. 김낙현은 3쿼터 막판과 4쿼터 초반 3점슛 두 방으로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앤드류 니콜슨과 샘조세프 벨란겔까지 득점에 가세해 76-77로 따라잡은 가스공사는 김낙현의 역전 3점슛으로 승부를 뒤집었고, 그대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득점에서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이날 신승민도 눈에 띄었다. 삼성의 주포인 이정현을 수비하면서 때론 스위치 디펜스로 이스마엘 레인과 매치업이 되기도 했다.

강혁 가스공사 감독대행은 “신승민이 워낙 힘이 좋아서 레인이 들어오면 스위치를 하기로 했다. 차바위가 있지만, 발목이 좋지 않다. 체력 부담을 너무 많이 주면 안 될 거 같았다. 최근 신승민이 득점 허용한 것도 있지만, 수비를 잘한 부분도 많다”며 “최근에 외곽에서 수비가 많이 늘었다. 자꾸 그런 걸 시키고 싶다. 신승민이 느끼면서 노련함도 배우며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외곽 선수를 많이 붙인다. 이정현에게 14점을 허용했지만, 중요할 때 수비를 잘 했다”고 신승민의 수비를 평가했다.

신승민은 이날 승리한 뒤 “초반에 우리가 준비했던 수비가 잘 안 되어서 고전했는데 마지막에 김낙현 형, 차바위 형, 니콜슨이 중심을 잡은 뒤 준비한 수비가 결국 되어서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가스공사는 이날 승리로 창단 후 최다인 홈 7연승을 맛봤다.

신승민은 “아무래도 대구 팬분들 덕분에 홈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며 “선수들이 보러와 주신 팬들을 위해 대구에서만큼은 지지 말자는 남 다른 각오로 경기에 임한 게 7연승까지 온 좋은 원동력이 되었다”고 했다.

신승민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팬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가스공사는 홈 경기마다 3명씩 선정해 체육관 밖에서 팬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데 보통 1시간가량 소요된다.

신승민은 “우리의 원동력은 대구 팬들이다. 팬미팅을 통해서 조금 더 좋은 기운을 가져갈 수 있다. 경기장까지 와주신 팬들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가능하다”며 웃은 뒤 “선정된 3명의 선수가 단체로 인사를 하고, 승리 소감 등 간단하게 인터뷰를 한다. 그 이후에는 사진 찍고 팬들과 소통하고, 사인을 하는 게 주요한 일정이다. 매번 나갈 때마다 새롭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제 유니폼을 들고 계신 분들께 좀 더 마음이 가고 감사한 마음이 더 생긴다”고 했다.
이정현을 주로 막았다고 하자 신승민은 “먼저 우리 팀의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인 바위 형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오늘(6일) 경기에서는 이정현 선수가 주득점원이자 꼭 막아야 하는 선수다. 그런 선수를 막는 자체가 영광이고, 그런 중요한 선수를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 감독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저를 믿고 이정현 선수를 막게 전술을 지시하셨다. 믿음에 보답을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는데 많이 힘들기는 하다. 극과 극의 선수였다. 주요 선수를 막는 동시에 외국선수 레인도 막을 수 있는 전술로 활용하시는 자체가 저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맡길 수 있는 거다. 그것과 별개로 아직 멀었다. 배워야 할 부분이 많고, 보완점이 생기는 경기였다”고 했다.

이날 1쿼터에만 8점을 올린 뒤 2쿼터부터 무득점에 그친 신승민은 “그런 부분에서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에이스를 수비하는 자체가 쉬운 건 아니지만, 그 부분에서 체력을 뺏겨서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는 대비를 하거나 영리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을 건데 그 부분에서 조금 아쉬운 경기였다. 그래서 더더욱 한 계단 한 계단 천천히 발전하고 더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가스공사는 8일 이번 시즌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울산 현대모비스와 맞붙는다.

신승민은 “홈에서 현대모비스를 만난다. 우리가 홈 7연승을 하고 있다. 좋은 기운을 이어받아서, 현대모비스에게 한 번도 잡지 못했기 때문에 안방에서는 조금 더 투지를 보이면 좋은 경기를 치를 수 있을 거다”며 ”좋은 경기를 펼쳐서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팬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다. 우리 선수들은 마지막 경기라는 각오로 최선을 다할 거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윤민호, 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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