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북한 동결자금 120억원 풀어줘…국제금융망 접근도 도와"

강민경 기자 2024. 2. 6.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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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유엔의 대북 제재로 인해 자국 금융기관에 묶여 있던 북한 자금 900만달러(약 120억원)의 인출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NYT는 미국 동맹국의 정보 관리들을 인용, 러시아 금융기관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3000만달러(약 400억원) 가운데 900만달러의 인출이 허용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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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보도 "친러 자치공화국에 북한 유령계좌 개설돼"
ⓒ News1 DB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러시아가 유엔의 대북 제재로 인해 자국 금융기관에 묶여 있던 북한 자금 900만달러(약 120억원)의 인출을 허용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 은행 계좌가 북한 무기거래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제목의 6일자 기사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후 이같은 조치가 이뤄졌다고 전했다.

NYT는 미국 동맹국의 정보 관리들을 인용, 러시아 금융기관에 동결돼 있던 북한 자금 3000만달러(약 400억원) 가운데 900만달러의 인출이 허용됐다고 부연했다.

이 자금은 북한이 원유를 구입하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러시아가 북한이 국제 금융망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는 의혹 또한 제기했다.

정보 관리들은 북한의 한 유령회사가 친러시아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의 한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면서 러시아가 북한의 제재 회피를 돕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이런 정황은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한 가운데 포착됐다.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기술을 제공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두 나라의 금융 거래는 양국 관계의 꾸준한 발전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NYT는 해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 관리는 북한이 무기 이전의 대가로 러시아에 무엇을 요구했는지에 관해 미국의 예상이 부합했다고 말했다.

후안 자라테 전 미국 재무부 차관보는 이 같은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러시아 정부는) 북한과 거래하고 금융·상업적 사기꾼이 되려 하는 것은 기꺼이 루비콘강을 건너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16일(현지시간)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에 도착을 하고 있다. 2024.1.17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자라테 전 차관보는 900만달러 자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이지만 북한에는 자본에 접근할 수 있는 그 어떤 방법도 환영한다고 주장했다.

물론 국제 금융망에 대한 접근도 북한의 희망사항 중 하나지만, 북한이 러시아에 가장 원하는 건은 위성 기술과 핵추진 잠수함과 같은 첨단 군사 무기라고 NYT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하지만 러시아 입장에서는 군사 기술을 이전하는 것보다는 금융 거래를 터주는 게 부담이 덜한 접근법일 수 있다.

전직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가인 수 김은 NYT 인터뷰에서 "(북한과 러시아는)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러시아가 소중한 비밀을 누설할 만큼 두 나라 사이의 신뢰가 크지는 않다"고 분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유엔의 대북 제재를 여전히 염두에 두고 있기에 신중하게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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