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정보 '부당거래'... 검찰수사관·SPC임원 결국 구속

수사정보 제공 대가 수백만원 향응 혐의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관련한 검찰 수사 정보를 빼내기 위해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는 백모(오른쪽 두 번째) SPC그륩 전무가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SPC그룹 임원과 검찰 수사관이 수사 정보를 몰래 빼내 주는 대가로 수백만 원의 접대를 주고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윤재남 부장판사는 6일 검찰 수사관 김모씨와 백모 SPC 전무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영장을 발부했다.

김씨는 SPC 측에 각종 수사정보를 누설하고 수백만 원의 향응 등을 제공받은 혐의(공무상비밀누설, 부정처사후수뢰)를 받고 있다. 김씨는 2020년 9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SPC 측에 압수수색영장 청구 사실, 내부 검토보고서 등 각종 수사 정보를 누설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SPC 측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의 배임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김씨에게 향응을 제공하는 등 뇌물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는 허 회장의 배임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었다. 이 시기 백 전무가 김씨에게 접근, 관련 정보를 받고 각종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파악한 검찰은 그에게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및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검찰 수사 끝에 2022년 12월 재판에 넘겨진 허 회장은 2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들의 범행 정황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 임삼빈)가 SPC의 가맹점 제빵기사들의 민주노총 탈퇴 강요 의혹 사건 수사 중 확보한 백 전무의 휴대폰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이 휴대폰에는 그가 황재복 SPC 대표에게 "말씀대로 상품권 전달하겠습니다"라고 보고한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구속된 김씨와 백 전무를 조만간 소환해 향응 제공에 황 대표 등 그룹 윗선이 관여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