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홀로 호황…달러 가치 ‘고공행진’

이윤주 기자 2024. 2. 6.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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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고용도 ‘서프라이즈’…금리 인하 시점 ‘빨라도 5월’ 점점 지연 분위기
하반기 개시 전망도…달러인덱스 3개월 만에 최고, 당분간 강달러 가능성

미국 달러화 가치가 3개월 만에 최고치로 높아졌다.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고,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도 기대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연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하면 달러화도 서서히 약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금처럼 미국이 다른 국가와 차별화된 성장세를 계속 보일 경우 달러화 강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5일(현지시간) 엔화, 유로화 등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의 평균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전날보다 약 0.52% 오른 104.46까지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약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현재의 긴축 기조가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뜻이어서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도 이날 4.17%로 전 거래일보다 0.15%포인트 급등했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은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새해에도 예상보다 양호하게 나타나면서 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더 약화하고 있어서다. 특히 연준의 양대 정책 목표 중 하나인 고용이 여전히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1월 비농업 취업자 수는 전월보다 35만3000명 늘었고, 시간당 임금상승률도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4.5%로 모두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지난해 12월 3.74%보다도 낮아진 3.66%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기대를 뛰어넘는 ‘고용 서프라이즈’라는 평가가 나왔다.

또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1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3.4로 4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올랐다. 전문가 예상치 52도 웃도는 것으로, 경제가 여전히 탄탄한 상황임을 보여줬다.

둔화 흐름을 띨 것으로 예상했던 미국 경제가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이르면 오는 3월로 기대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작 시점도 점점 지연되는 분위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 밤 CBS 인터뷰에서 “경제가 튼튼한 만큼 언제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해 조심스럽게(carefully) 접근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신중히(prudent) 해야 할 것은 시간을 좀 갖고 인플레이션이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연준 목표인) 2%로 내려가고 있음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그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확신은 커지고 있다”면서 “금리 인하 시작이라는 매우 중요한 조처를 하기 전에 더 많은 확신을 원하는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시기가 다가오고 있지만 아직은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은 이르면 오는 5월 혹은 올해 하반기로 연준의 금리 인하 시점을 점치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 중 3월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는 비중은 16.5%까지 하락한 반면, 5월 인하 가능성은 54.7%로 나타났다. 5월에도 현재 수준의 기준금리가 유지될 것이란 응답 또한 35.9%로 높았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올해 5~6월 연준의 금리 인하가 가시화하면서 약달러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미국 경제의 상대적 호조 또는 위험회피심리가 부각될 경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질 여지도 잠재해 있다”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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