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에 국내 최대 규모 전기로 착공…‘탄소중립’ 한 발짝
탄소 배출량 기존 고로의 25% 불과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포스코가 전남 광양에 대규모 전기로 공장을 짓는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제도 등 ‘탄소 장벽’이 강화됨에 따라 기존 고로에서 전기로로 전환하는 작업도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은 광양제철소 내에 연간 생산량 250만t 규모의 전기로 공장을 착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 전기로는 단일 설비 기준, 국내 전기로 중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저탄소 생산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약 6000억원을 투자해 대형 전기로를 신설하기로 했다. 전기로 공장은 2025년 말 준공해 2026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 포스코는 전기로에서 생산한 쇳물을 직접 활용하거나, 고로에서 생산한 쇳물과 혼합하는 ‘합탕 기술’을 적용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고급강 생산도 가능해 고객사별 다양한 요구 수준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어 전기로 생산 원가가 일반 고로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은 부담이지만 전통적인 고로와 비교해 탄소 배출량이 25% 수준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전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고려하더라도 전기로의 탄소 배출량이 훨씬 적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철강업은 전체 산업군 가운데 이산화탄소 배출 비중이 40%를 차지할 정도로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대표 업종이다. 특히 8기의 고로를 가동 중인 포스코는 국내 기업 중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철강 등을 수출할 때 EU에 탄소 배출량을 보고해야 하는 포스코로서는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2026년부터는 EU에 수입되는 제품 중 역내 생산 제품보다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은 추가 부담금을 물어야 한다. 이미 EU 철강 기업들은 탄소 배출이 상대적으로 적은 전기로로 전환을 추진했다.
이에 포스코는 2020년 ‘2050 탄소중립 로드맵’을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0%, 2040년에는 50% 감축하고, 2050년에는 ‘제로’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다만, 광양 전기로의 연간 생산량이 지난해 포스코 연간 전체 쇳물 생산량(3500만t)의 약 7% 수준에 그친다. 화석연료인 코크스를 사용하는 기존 고로를 전기로로 모두 전환하지 않는 이상, 탄소 감축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기는 힘들다.
포스코는 장기적으로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통해 탄소를 획기적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수소환원제철은 100% 수소를 사용해 직접환원철(DRI)을 만들고 이를 전기로에서 녹여 쇳물을 생산하는 기술로, 탄소 배출이 없어 철강 탄소 중립을 위한 궁극의 해결책으로 꼽힌다.
적극적인 정부의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전 세계 철강업체들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수소환원제철 기술 개발과 전기로 도입 등 탄소 저감 기술 개발 등에 집중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EU, 일본 등 주요국은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정책 지원을 펼치고 있다.
박상영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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