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차가 북쪽으로 간다”…北 아오지에서 53년
[앵커]
6.25 전쟁 당시 북한 인민군의 포로가 된 이후 탈북에 성공한 국군포로들은 지금 대부분 90대의 고령으로, 열 명이 한국에 생존해 있습니다.
북한에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국군포로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들은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고향과 조국을 그리워한다고 합니다.
김동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탈북민 구출단체 갈렙 선교회가 몇 년 전 북한에서 입수한 영상입니다.
탈북 브로커가 남한이 고향인 당시 80대 남성에게 탈북 의사를 확인합니다.
[탈북 브로커/음성변조 : "할아버지, 군대(국군) 나간 때는 언제입니까?"]
[국군포로 출신 북한 주민/음성변조 : "1950년 7월 13일에 집에서 출발했습니다. 6월 25일에 전쟁이 났는데 구장(현재의 이장)이 징집령을 갖고 왔더란 말입니다."]
[탈북 브로커/음성변조 : "그래서 고향에 가 보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까?"]
[국군포로 출신 북한 주민/음성변조 : "어찌 없겠습니까? 내가 부모 형제와 갈라진지 60여 년인데 솔직히 말씀드리면 처나 자식들 모르게 이불을 쓰고서 눈물을 제대로 흘릴 때가 한두 번이 아니죠."]
하지만 국군포로 출신의 이 남성은 끝내 탈북하지 않았습니다.
[김성은/목사/갈렙선교회 : "북한에 자녀들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 갈등하는 마음, 죽기 전에 뼈는 고향에 묻고 싶은데 지금 북한에 있는 가족 때문에 갈 수 없고..."]
국군포로 이대봉 어르신은 2006년 탈북하기까지 53년간 북한 아오지 탄광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됐습니다.
[이대봉/93세/국군포로 출신 탈북민 : "포로 교환해서 이제는 집에 보내주는 모양이다 이렇게 생각했는데... 기차가 한참 가는데, 야, 이 기차가 북쪽으로 간다. 그때서야 알았다고."]
1953년 정전 당시 유엔군 사령부는 미송환 국군포로와 실종자 수를 8만 2천여 명으로 발표했습니다.
북한은 8천여 명 만을 돌려보냈고, 그동안 국군포로는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그러나 미송환 국군포로 중 80명이 목숨을 건 탈북에 성공했고, 지금은 국내에 열 분이 생존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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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진 기자 (grandkdj@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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